"한결같은 투수" 양의지가 본 장원준의 꾸준함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7.08.18 05: 49

"정말 꾸준하죠."
장원준은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팀간 12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7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1회 실점이 있었지만, 6회까지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고, 결국 4-1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간 장원준은 팀이 그대로 승리하면서 시즌 10승째를 챙겼다.  이로써 장원준은 8년 연속 10승 고지를 밟게 됐다.
그야말로 꾸준함의 상징이다. 많은 선발 투수들은 시즌 10승에 1차적이 목표를 둔다. 타선의 지원이 따라야하고, 뒤에 나오는 구원투수들의 호투도 동반되어야 하는 만큼, 운이 많이 작용하기는 하지만 10승은 어느정도 선발 투수로서 제 몫을 했다는 지표와 같다. 8년 연속 10승은 그만큼, 부상없이 꾸준히 매 시즌을 보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만큼 장원준은 ‘꾸준함’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가장 많은 시간 함께 눈빛과 사인을 교환하고 있는 '안방마님' 양의지가 본 장원준의 모습은 어떨까.
양의지 역시 장원준의 가장 큰 장점으로 '꾸준함'을 내세웠다. 양의지는 "(장원준은) 몸이 좋든 안 좋든 팀에 민폐를 주지 않으려고 꾸준하게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기 위해 나선다"라며 "어떻게 해서든 경기 전 자신이 세운 목표를 채우려고 하고, 또 뒤에 불펜 투수들을 생각해 최대한 긴 이닝을 소화하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런 꾸준함에는 '탄탄한 기본기'가 자리를 잡고 있다고 바라봤다. 양의지는 "무엇보다 수비를 정말 잘한다. 투수 중에서 아마 손가락에 꼽힐 것 같다"라며 "번트 수비를 비롯해서 자기에게 오는 공을 잘 잡는다. 기본적인 것을 잘하는 만큼, 작은 것에 실수가 나와서 흔들리는 것도 없다. 그만큼 선수에게 필요한 것을 잘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장원준은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일대일 비율로 구사하고 있다. 이날 장원준은 슬라이더 23개, 체인지업 22개를 던졌다. 그만큼 두 구종 모두 장원준의 강력한 주무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양의지가 바라본 장원준의 무기는 '직구'였다. 양의지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효율적으로 던지기 위해서는 직구가 필요하다. 두 개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위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직구의 비율을 더 높이고 직구가 좋아야 두 구종도 살아날 수 있다"고 밝혔다.
'1회 징크스'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장원준은 1회 많은 공을 던지며 고전하는 경향이 있다. 올 시즌 역시 1회 투구수가 418개로 2회(375개), 3회(351개)보다 많다. 이날 역시 장원준은 안타와 2루타를 내주며 실점을 했다.
'징크스'로 굳어지는 듯 했지만, 양의지는 "선취점이 중요한만큼, 상대도 많은 집중을 한다. 그래서 실점이 나오는 것일 뿐이다. 그래도 최근에는 기복없이 1회를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둘은 장원준이 지난 2015년 FA로 롯데에서 두산으로 이적할 때부터 호흡을 맞추기 시작했다. 이제 어느덧 3년이 됐다. 그사이 팀의 우승도 이끌었고,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무대도 섰다. 자연스럽게 둘 사이에 많은 믿음도 생겼다.
장원준과 양의지는 등판 전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투수의 성향에 따라서 경기 전 포수와 많은 것을 공유하고 마운드에 올라가는 투수가 있는 반면, 장원준과 양의지는 선발 등판 당일에도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는 편이다. 과묵한 장원준의 스타일도 있지만, 그만큼 서로를 신뢰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양의지는 "오늘도 안타를 맞고 나서 어떻게 대처할지, 평소와 조금 다르게 변화를 주자고 한 것을 잠깐 이야기 했을 뿐 별 다른 이야기를 한 것은 없다"라며 "원준이 형은 대부분 내가 사인을 내준대로 하고 공을 던져준다. 그만큼 책임감을 느끼고 사인을 내게 된다. 지면 내 탓이고 이기면 원준이 형의 공이 좋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믿음을 보였다.
장원준 역시 "양의지는 정말 좋은 포수"라고 이야기한 뒤 "아무래도 양의지가 리드도 잘하고, 나보다 타자들의 타이밍을 잘 알고 있는 만큼 믿고 던지고 있다"고 고마워했다.
아울러 양의지는 장원준의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 달성을 축하해주며 "원준이형이 잘 던져서 이룬 기록인데, 항상 나나 세혁이가 좋은 리드를 해줬다고 이야기해줘서 참 고맙다"고 전했다. /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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