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스 대박 주루' 박민우, "2탄도 기대해 주세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8.18 05: 49

타고난 센스 그 뒤에는 숨은 노력이 있었다. 
NC 테이블세터 박민우(24)는 17일 마산 한화전에서 3타수 무안타로 물러났다. 하지만 안타 하나 못 치고 빛날 수 있는 선수가 바로 박민우였다. 
1-1 동점으로 맞선 8회말 2사 3루. 박민우는 한화 필승조 투수 권혁 상대로 노볼 투스트라이크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지만 9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냈다. 이어 나성범의 우측 빗맞은 안타 때 1루에서 3루까지 진루했다. 그 사이 3루 주자 김준완이 홈을 밟아 2-1 리드 점수를 낸 상태. 

3루에서 멈춰서는 듯했던 박민우는 갑자기 홈까지 달렸다. 한화 우익수 장민석는 박민우가 홈으로 들어갈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한 듯 1루수 김회성에게 공을 느리게 띄워 송구했다. 그 작은 틈을 놓치지 않고 박민우의 발이 다시 움직였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홈에 쇄도해 쐐기 득점을 냈다. 승부가 NC 쪽으로 확실히 기운 순간이었다. 박민우는 "처음 3루까지 갈 때만 해도 홈까지 갈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상대 수비가 느슨해진 것이 보여 홈까지 달려갔다"고 말했다. 
엄청난 주루 센스, 그러나 하루아침에 그냥 이뤄진 게 아니었다. 박민우는 "메이저리그 영상을 자주 본다. 상대 수비가 느슨할 때 주자가 과감하게 뛰는 영상을 봤다. 나도 수비를 해서 알지만, 비슷한 타이밍이라도 주자가 갑자기 그렇게 뛰면 수비가 당황하게 되어있다. 이런 상황을 보고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불과 하루 전날인 16일 광주 KIA전에서도 박민우는 비슷한 플레이를 했다. 1회 볼넷으로 출루한 박민우는 계속된 2사 1루에서 재비어 스크럭스의 우측 빗맞은 때 3루까지 달리더니 홈까지 파고 들었다. 좌익수 이명기, 2루수 안치홍, 포수 김민식으로 이어진 중계 플레이에 태그 아웃됐지만 주눅들지 않았다. 하루 만에 비슷한 상황에서 과감하게 뛰어 보란 듯 득점에 성공했다. 
박민우는 "어제(16일)도 세이프가 될 수 있었는데 슬라이딩을 할 때 팔이 굽혀지는 바람에 동타이밍이 나왔다"며 아쉬한 뒤 "요즘 방망이가 잘 안 맞다 보니 (김경문) 감독님께서 '베이스러닝을 공격적으로 하라'고 하셨다. 나 역시 공격적인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과감하게 뛰고 있다. 오늘(17일)은 3루에서 스피드가 죽지 않아 들어간 것이 좋은 결과가 됐다"고 기뻐했다. 
타고난 주루 센스, 과감한 결단력이 돋보이지만 평소 주루 플레이를 꾸준히 연구하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 노력의 결과이기도 하다. 박민우는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방송에 나가 자신의 이론을 설명해주는 것이 많더라. 그런 영상을 자주 보면서 나름대로 연구를 했다. 오늘 같은 플레이는 이름이 잘 기억나지 않는 오클랜드 선수를 참고해서 한 것이다"고 이야기했다. 
박민우의 대박 주루는 여기서 끝이 아닐 듯하다. 그는 "또 하나 계획하고 있는 게 있다. 영업 비밀이라 지금 당장은 말씀드릴 수 없다. 이것도 메이저리그 영상에서 본 것이다. 성공하면 정말로 짜릿할 것 같다"며 대박 주루 2탄을 예고했다. 센스와 과감성뿐만 아니라 남모를 야구 공부와 연구 자세까지 갖춘 박민우라 다음 편이 기대된다. /waw@osen.co.kr
[사진] 창원=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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