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807일만의 9이닝 역투' 윤성환, 역시 에이스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8.18 21: 36

삼성 윤성환(36)이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선보이며 팀의 2연승에 앞장섰다. 그야말로 완벽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윤성환은 18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전에 선발등판, 9이닝 3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9승을 따냈다.
윤성환은 이날 전까지 22경기에 선발등판해 134⅓이닝을 던지며 8승8패, 평균자책점 4.22를 기록했다. 올 시즌 윤성환은 다소 들쭉날쭉한 모습이었다.

윤성환은 이날 전까지 8월 3경기에 등판해 17이닝을 소화하며 1승2패, 평균자책점 6.88로 좋지 못했다. 올 시즌 계속 이어지는 '퐁당퐁당' 흐름이 거듭됐다. 윤성환은 4월 5경기서 1승3패, 평균자책점 4.73으로 고전했다. 5월 5경기서 1승1패, 평균자책점 2.15로 살아났지만 6월 5경기서 3승1패, 평균자책점 5.46으로 다시 부진. 7월에는 4경기에 등판해 2승1패, 평균자책점 2.77로 살아나는 듯했지만 8월 들어 다시 좋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김한수 삼성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18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김한수 삼성 감독은 "선발진이 전체적으로 힘든 상황인데 윤성환은 제 역할을 다해주고 있다. 실점을 하더라도 긴 이닝을 소화하며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라고 강변했다.
윤성환은 이날 호투로 '에이스'의 자격을 증명했다. 윤성환이 9이닝 투구를 선보인 건 2015년 6월 3일 포항 롯데전이 마지막. 당시 윤성환은 9이닝 1실점으로 완투승을 거둔 바 있다. 이후 807일만의 9이닝 투구였다.
윤성환은 2회까지 공 19개만 던지며 kt 타선을 깔끔하게 틀어막았다. 단 하나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던 윤성환은 1-0으로 앞선 3회 선두 이해창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다. 그러나 후속 오태곤에게 초구부터 투수 병살타를 유도하며 위기를 지웠다. 후속 박기혁마저 2루수 땅볼 처리.
윤성환은 4회 선두 정현에게 불의의 솔로포를 맞았다. 초구 몸쪽 속구(133km)가 정현의 먹잇감이 됐다. kt가 1-1로 균형을 맞췄다. 윤성환은 1사 후 멜 로하스에게 몸 맞는 공을 내줬으나 후속 타자들을 범타처리하며 추가 실점하지 않았다. 5회와 6회도 삼자범퇴.
윤성환은 7회 선두 로하스를 삼진으로 솎아내며 개인 통산 1,600이닝을 달성했다. 그러나 윤성환은 2사 후 박경수에게 좌중간 2루타를 허용하며 득점권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윤성환은 후속 유한준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넘겼다.
윤성환은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상대 타선을 삼자범퇴로 솎아냈다. 8회까지 투구수는 99개. 윤성환은 결국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윤성환은 9회마저 삼자범퇴 처리하며 힘을 냈다. 이날 던진 9이닝 중 1회와 2회, 5회, 6회, 8회, 9회가 삼자범퇴였다. 9이닝 중 6이닝이 삼자범퇴 괴력이었다.
삼성은 연장 10회에도 1사 1루 기회를 잡았고, 강한울이 우전 3루타로 대주자 이성규를 불러들였다. 길었던 0의 행진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삼성은 이후에도 사사구 2개로 1사 만루 기회를 잡았고, 박해민의 1타점 적시타와 김헌곤의 2타점 안타를 묶어 5-1까지 달아났다.
삼성은 10회 마운드에 권오준을 올렸다. 권오준은 1이닝 무실점으로 리드를 지켜냈다. 윤성환의 승리가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에이스의 자격을 뽐낸 윤성환과 그의 승리 요건을 기어코 만들어낸 타선. 두 가지 조화가 빚은 윤성환의 시즌 9승이었다. /ing@osen.co.kr
[사진] 수원=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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