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업 고민 덜었다" 김태형 감독 웃게 한 '백업의 성장'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7.08.19 06: 07

"덕분에 라인업 짜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두산 베어스의 김태형 감독이 백업 선수들의 활약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두산은 올 시즌 유독 주전 선수들의 부상이 많았다. 양의지와 민병헌이 지난 6월말 손가락 골절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김재호도 허리 통증으로 100%의 상태가 아닐 때가 많았다.
안방을 비롯해 내·외야 가릴 것 없이 부상자가 발생해 100%의 전력을 운용하지 못했지만, 두산은 후반기 21승 1무 6패로 승률 1위를 달리고 있다. 7위까지 떨어졌던 순위는 어느덧 2위로 올라서며 1위 KIA를 6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중심에는 백업 선수들의 활약이 있었다. 양의지가 빠진 동안 박세혁이 공격과 수비 모두 활약하며 공백을 잘 채웠고, 민병헌이 빠진 자리는 정진호가, 김재호의 빈자리는 류지혁이 메웠다.
김태형 감독으로서는 이들의 활약이 그저 반가울 따름이다. 김태형 감독은 18일 경기를 앞두고 올 시즌 기특한 선수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모두가 잘해주고 기특하다"고 답하면서도 "그래도 굳이 뽑자면 주전 선수들이 빠진 가운데 잘해준 류지혁, 박세혁, 정진호 3명을 들고 싶다"고 웃어보였다.
세 명의 선수 모두 올 시즌 기량이 한층 올라섰다는 평가다. 김태형 감독은 "타격에서도 기대 이상으로 모두 잘해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특히 류지혁에 대해서 김태형 감독은 "파워가 많이 늘었다. 또 스윙도 공격적으로 하는 타자다. 타격에서 많은 성장을 했다. 짧고 날카롭게 배트가 나오고, 정확성도 많이 좋아졌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류지혁은 후반기 26경기에서 타율 3할4푼1리로 연일 날카로운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주전 선수 못지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백업 선수들의 활약에 누구를 넣어야할지 고민도 될 법했지만, 김태형 감독은 오히려 "이 선수들 활약 덕분에 라인업 짜기가 한결 수월해졌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태형 감독은 "가령 예전에는 중요한 경기 같은 경우 (양)의지가 한 경기라도 더 뛰어줬으면 했다. 그런데 지금은 믿고 세혁이를 넣을 수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서 "민병헌이나 박건우의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면 주저않고 정진호를 투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내야에서는 김태형 감독은 "아무래도 류지혁이 유격수와 3루수 수비가 모두 가능한 만큼, 허경민, 김재호와 함께 유격수, 3루수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며 선택폭이 넓어진 부분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이들의 활약은 선수단 전반에 경쟁을 통한 긴장감을 불어 넣는 효과도 있다. 김태형 감독은 "아무래도 같은 포지션에서 경쟁하는 선수가 잘하면 긴장하지 마련"이라며 동반 상승 효과를 기대했다.
지난 18일 잠실 KIA전은 두산의 백업 선수들의 힘을 볼 수 있는 경기였다. 두산은 이날 김재호가 선발 라인업에 복귀한 가운데, 류지혁을 3루로 넣었다. 또 외야에서는 최근 다소 지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김재환을 지명타자로 돌리고, 좌익수에 정진호를 투입했다.
류지혁은 이날 3회 몸을 날리는 호수비로 병살타를 이끌어내 실점을 막았고, 정진호는 6회 김주찬의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냈다. 결국 두산은 중요한 순간마다 나온 호수비 덕에 2-1로 KIA를 잡고 2연승을 달렸다.
올 시즌 두산은 지난해만큼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부상 악재 속 백업의 성장을 한층 더 탄탄한 팀으로 거듭나고 있음에는 분명했다. /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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