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신태용, "이란전 4연패, 확실히 되갚아 주고파"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7.08.21 16: 28

 "이란전 4연패, 확실히 되갚아 주고 싶다."
신태용호 1기가 21일 오후 파주 NFC에 처음으로 소집됐다. K리거 11명, 중국파 4명, 중동에서 뛰는 남태희 등 16명이 한 데 모였다. 남은 해외파 10명은 소속팀 일정을 마친 뒤 차례대로 합류할 예정이다.
한국은 오는 31일 오후 9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차전을 벌인다. 이후 우즈벡 원정길에 올라 5일 자정 최종전을 치른다.

운명의 2연전이다. 대표팀은 3위 우즈벡에 승점 1 앞선 2위에 올라있다. 이란은 이미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한국과 우즈벡이 남은 직행 티켓 1장을 놓고 경쟁하는 구도다.
한국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위해 힘을 한 곳에 모았다. 프로축구연맹이 K리그 일정을 뒤로 미루고 조기 소집을 허용하면서 이란전을 10일 앞두고 소집할 수 있게 됐다. 
신태용 감독은 훈련을 앞두고 가진 소집 기자회견서 "대승이 아닌 이란을 이겨서 러시아 월드컵에 가는 것이 최대 목표다"면서 "케이로스 감독에게 악감정은 없지만 4연패 당한 것을 이번에 확실히 되갚아주고 싶다. 한국이 결코 쉽게 질 팀이 아니라는 걸 각인시켜주겠다"고 각오를 던졌다.
다음은 신태용 감독과 일문일답.
-소중한 시간이 될 조기소집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조기소집이지만 전체 선수들이 소집된 것은 아니라 완벽한 효과를 볼 수는 없다. 프로축구연맹에서 K리그 한 라운드를 연기 해주면서 희생을 해줘 감사하다. 16명이라도 조직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훈련을 할 것이다. 수비 라인이 거의 다 모여서 훈련할 수 있다. 첫 날부터 수비 조직력을 끌어 올리겠다.
-이란전 4연패인데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개인적인 신념은 월드컵 예선이 아니라 평가전이었으면 공격적으로 해서 그간 당했던 수모를 한 번에 날릴 수 있는 걸 고려했을 것이다. 예선의 중요성이 있어 내가 하고 싶은 축구는 자제할 것이다. 선수 시절에 크게 한 번 당했기 때문에 이란이라는 팀에 되갚아주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큰 스코어가 아닌 이란을 이겨서 러시아 월드컵에 가는 것이 최대 목표다. 개인적인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꼭 이기고 싶다. 케이로스 감독에게는 악감정은 없지만 4연패를 당한 것을 이번에 확실히 되갚아주고 싶다. 한국이 결코 쉽게 질 팀이 아니라는 걸 각인시켜주겠다.
-원하는 선수를 다 뽑았는데. 베테랑 선수에 대한 기대는.
▲후배들에 대한 동기부여는 베테랑 선수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이다. 쭉 끝날 때까지 가졌으면 좋겠다.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을 때 좌절하고 '후배들에게 밀려야 하나' 생각하고 초심을 잃어버리고 인상을 쓰는 것이다. 출전에 연연하지 말고 끝까지 해줬으면 좋겠다. 국가대표 감독으로서 선수를 뽑을 때 가장 마음이 편했다. 연령별 대표팀은 한정된 연령대에서 뽑아야 하니 고민이 많이 된다.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인데도 국제 대회에 나가서 경기에 뛰게 해야 한다. 감독으로서 힘들었다. A대표팀은 최고의 기량을 갖춘 선수들을 뽑았다. 2014년에 그런 경험을 해봤다. 감독이 주문하는 부분을 스펀지 같이 빨아들여서 많이 놀랐다. 감독이 순간 얘기하는 걸 잘 받아들여서 좋았다. 이번에도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해줄 것이라 믿는다.
-대표팀에 '희생이 줄었다'는 이동국의 발언은.
▲그런 얘기를 했다면 상당히 고맙게 생각한다. 연륜이 묻어난다. 우리 선수들을 보게 되면 내가 최고 잘하는 줄 안다. 감독이 보는 입장은 다르다. 그날의 컨디션도 다르다. 선수는 잘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감독 입장에서는 이 선수가 들어가서 전술적으로 극대화할 수 있는지를 고려한다. 못 나가는 선수도 아쉬움이 많을 것이다. 이동국이 그런 마음을 갖고 희생을 얘기한 것에 고맙다. 최고참 선수의 발언이 원팀이 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황희찬, 이동국, 김신욱 등 스타일이 다른 세 선수의 활용방안은.
▲각자 스타일이 다르다. 가장 좋은 모습과 결정력을 보여줄 수 있느냐를 고려해야 한다. 똑같은 선수를 뽑으면 옵션은 한 가지다. 다른 선수를 뽑으면 2~3가지다. 모든 걸 감안해 뽑았다. 이동국과 김신욱은 오늘부터 판단할 것이다. 황희찬은 28일 합류해서 3일 만에 어느 정도 보여줄 지 훈련을 하면서 만들어가야 한다.
-이란전 각오는. 손흥민, 황희찬, 권창훈의 활약이 좋지만 늦게 합류하는데.
▲이란이라는 팀을 설명하면 슈틸리케 감독을 안좋게 말할 수 있어 자제하겠다. 나도 당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내가 모셨던 분을 지켜드려야 한다. 이란전은 더 자신감 있게 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었을 것이다. 보이지 않는 게 있었다. 그런 부분만 준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은 상당히 좋은 컨디션을 갖고 있다. 특별한 부상 없이 돌아오면 감각이나 컨디션을 상당히 좋을 것이다. 이 선수들과 K리거, J리거가 모두 합류하면 선수 라인업 구상이 만들어질 것이다. 미리 말하면 조기소집된 선수들의 의욕이 상실된다. 
-결과를 내야 하는 상황이라 선수들 경쟁이 힘들 텐데.
▲26명의 선수는 내가 모두 좋아하고 존중하는 선수들이다. 31일 선발 라인업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색안경을 끼지 않고 판단할 것이다. 이란과 우즈벡전을 준비하면서 맞춤 전술을 짤 것이다. 26명의 선수를 모두 포함시켜 활용하겠다.
-경기 시간에 맞춰 훈련을 하는데.
▲8시에 웜업을 하고 8시 15~20분에 스타트한다. 8시 훈련을 고민했지만 시간이 너무 늦어지고 밸런스가 깨질 것이라 판단했다. 6시 30분부터 훈련을 하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최대한 경기 시간에 맞춰서 훈련을 하려고 했다.
-수원 삼성과 연습경기가 예정되어 있는데.
▲수원 삼성은 스리백을 사용하고 있다. 이란은 스리백이 아니다. 우리가 조기소집해서 수비 조직력을 훈련할 것인데 이 부분도 점검대상의 한 부분이다. 수원이 스리백을 들고 나왔을 때 선수들의 대처방안도 볼 것이다. 이란은 포백을 사용할 것이다. 더 내려서서 수비 지향적으로 할 것이다. 역습을 당했을 때 수비라인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초점을 맞출 것이다. 공격수들은 다 소집이 안됐다. 17명 뿐이라 공격적으로 세밀한 부분을 보여주기는 힘들 것이다. 수비적으로 유기적인 움직임, 라인을 올리고 내렸을 때 선수들의 위치선정을 지켜볼 것이다./dolyng@osen.co.kr
[사진] 파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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