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②] 유준상 "남궁민, 연기 고민 안 감춰..칭찬하고 싶다"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7.09.09 15: 01

(Oh!커피 한 잔①에서 이어집니다.) 유준상은 '뚝심' 강한 배우다. 주변 사람들을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호탕한 웃음과 서글서글한 인상의 소유자이지만, 연기 앞에서는 그 누구보다 강직하며 때로는 독하다 싶을 정도다. 뮤지컬에서도 마찬가지. 2시간 30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무대 위를 꽉 채우는 존재감을 발휘하는 그의 에너지는 놀랍기만 하다. 
특히 현재 월화극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는 SBS 월화드라마 '조작'에서는 대한일보 탐사보도팀을 이끄는 엘리트 수장 이석민 역을 맡아 '믿음직한' 리더십과 연기 내공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꽉 붙잡아준다. 거대 세력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계속 나아가는 이석민은 유준상과 참 많이 닮은 모습이다. 함께 출연하고 있는 남궁민, 엄지원, 문성근, 전혜빈 등과도 안정적인 호흡을 보여주며 극적 몰입도를 끌어올려 준다. 
- 이정흠 PD님이 메인 연출로는 첫 작품인데 같이 해본 소감은 어떠한가. 

"정말 잘한다. 어떻게 신인 감독이냐고 할 정도로 좋다. 밤을 새야 하는 분량이었는데도, 밤을 안 새고 촬영을 끝낸다. 그냥 단순히 빨리 찍어서 좋은 것이 아니라 뭘 찍어야 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아주 대견스럽다. 또 같이 작품을 하고 싶다."
- 최근 드라마에서 만나게 되는 대부분의 연출자들 나이가 더 어리지 않나.
"그렇더라. 하지만 저 같은 경우엔 근래 운 좋게 안판석 감독님, 강우석 감독님 등 오랫동안 하신 분들을 많이 만났고 배우는 것도 많았다. 요즘엔 젊은 감독님을 많이 만나는데, 특히 이정흠 감독님, 김현정 작가님이 '조작'이라는 작품을 해나가는 모습을 보면 놀랍다. 사실 이런 이야기를 이 많은 인원을 데리고 드라마를 통해 펼쳐내는 것이 쉽지가 않다. 처음 본인들이 하고 싶어하던 의지에서 요만큼도 물러나 있지 않다. 끝까지 의지를 지켜나간다는 것만으로도 칭찬하고 싶다."
- 이석민이라는 인물을 연기하면서 스스로 변화된 부분이 있나. 
"쉽지 않은 캐릭터다. 우리 드라마의 캐릭터들은 사건을 쫓는 과정에서 새로운 것들과 부딪히는데, 이 사건을 통해 성장하게 된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심각해지기도 하지만, 기죽지 않고 계속 뭔가를 해나가는 모습들을 표현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 사건 안에서 기자로서 얘기를 할 때 어려운 단어들을 잘 전달해야 하고, 각 문장마다의 감정을 잘 표현해야 한다. 그래서 더 많이 생각하고, 또 공부를 많이 하고 있다."
- 극중 한무영 역으로 나오는 남궁민과의 호흡은 어떤가. 
"연기에 대한 생각들을 여과없이 얘기를 한다. 보통은 잘하는 모습만 보여주고 뭐가 문제이며, 본인이 잘 안 되는 지점에 대해서는 배우들끼리 노출하지 않고 감추게 된다. 그게 아주 좋다. 그렇기 때문에 저도 같이 얘기를 하면서 신을 만들어갈 수 있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방향으로 만들어갈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정말 좋은 방식이다. 사실 드라마를 하다 보면 그럴 시간이 없다. 각자 연구를 해와서 외운 대사 하고 맞겠지 하는 마음으로 서로 끝을 낸다. 하지만 남궁민은 달랐다. 스스로 힘든 부분들, 연기에 대한 고민을 같이 이야기하고, 저도 같이 고민을 하면서 좋은 방향을 찾아간다. 그런 과정들이 꽤 있었다. 서로 서로 공부가 된 것 같다. 이런 점 때문에 그동안 어려웠던 과정 속에서 좋은 연기자로 갈 수 있는 틀이 만들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런 고민을 하는 건 연기자로서 상당히 좋은 부분이기 때문에 칭찬해주고 싶다."
- '조작'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나. 
"우리가 나선다고 해도 세상은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조금이라도 건드렸다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 무영, 석민, 소라(엄지원 분)는 스스로 반성을 하면서, 또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가보려 한다. 그래서 비리를 저지르는 그 누군가가 잘못됐다고 꼬집으며 건드린다. 이게 변화를 줄 수 있는 시작점이다. 물론 안 바뀌는 것도 있지만, 그럼에도 알게 모르게 우리는 조금씩 바뀌고 있다. 우리가 처한 사회를 드라마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생각을 표현해내고 있는 사람들이 신인 작가, 신인 감독이라는 것도 의미가 있다. 물론 더 좋은 시청률, 더 좋은 완성도이면 좋겠지만, 이 두 사람이 끝까지 이 생각들을 놓치지 않고 간다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쳐주고 싶다. 함께 하는 연기자로서 행복하다. 이 사람들이 뭘 한다고 해도 끝까지 잘 따라가야지, 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Oh!커피 한 잔③으로 이어집니다.)/parkjy@osen.co.kr
[사진] 나무엑터스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