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슈켄트에서] 우즈벡 국민들은 왜 바바얀 감독에게 욕을 했을까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7.09.06 13: 43

"바바얀 비다라스! 바바얀 비다라스!'
우즈벡은 또 문턱에서 월드컵 본선행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우즈벡은 6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A조 최종예선 최종 10차전서 한국과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우즈벡이 승리했다면 한국을 따돌리고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러나 간발의 차로 조 3위 플레이오프 티켓도 놓쳤다. 같은 시간 시리아가 이란의 안방에서 2-2로 비기며 골득실서 2골이 모자랐다.

우즈벡의 최종예선 역사는 잔혹하다. 번번이 월드컵 본선행 문턱에서 좌절했다. 4년 전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서는 한국에 골득실 뒤지며 조 3위 플레이오프로 처졌다. 요르단과 1, 2차전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우즈벡은 승부차기서 고개를 떨궜다.
우즈벡은 2006 독일 월드컵 최종예선서도 한 끗 차이로 본선행 티켓을 잡지 못했다. 바레인과 플레이오프서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재경기까지 한 끝에 원정 다득점 원칙에 밀려 떨어졌다.
우즈벡 국민들의 간절한 염원이 다시 한 번 좌절되자 실망은 배가 되어 돌아왔다. 최종예선서 우즈벡의 행보는 무기력했다. 2연승으로 산뜻하게 시작했지만 이후 8경기서 2승 1무 5패에 그쳤다. 특히 최근 6경기서 1승(1무 4패)에 머물렀다.
삼벨 바바얀 감독을 향한 우즈벡의 불신은 지난달 31일 중국 원정서 0-1로 지며 최고조에 달했다. 한 마음 한 뜻을 모아도 모자랐을 한국전을 앞두고 수장을 향한 신뢰는 이미 땅에 떨어진 상황이었다. 
바바얀 감독은 한국전을 하루 앞두고 열린 사전 기자회견서 자국 언론들의 날 선 질문에 진땀을 빼야 했다. 선수 기용과 불화, 팬들의 비판 등 중대 일전을 하루 앞둔 감독이 받는 질문이라고 하기엔 수위가 높았다.
경기 당일 바바얀 감독을 향한 비난의 온도는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더 뜨거워졌다. 우즈벡과 시리아가 모두 비기며 탈락이 확정되자 경기장을 찾았던 팬들은 엄청난 야유를 보내며 그라운드 밑으로 응원 도구들을 던졌다. 
우즈벡 국민들의 성난 팬심은 경기장을 빠져 나올 때 극에 달했다. 수천여 명의 무리가 "바바얀 비다라스!(바바얀 개xx) 바바얀 비다라스!를 수십 차례 외치며 그의 퇴진를 요구했다.
바바얀 감독도 자신이 처한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듯했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서 자국 기자들이 독설을 내뱉으며 조롱하자 화를 참지 못하고 기자회견장을 박차고 나갔다.
바바얀 감독의 씁쓸한 퇴장과 함께 우즈벡의 러시아 월드컵 여정도 마감됐다./dolyng@osen.co.kr
[사진] 타슈켄트(우즈벡)=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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