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③] 슬리피 "'진짜사나이'로 인생 변해..예능래퍼 자부심"
OSEN 김은애 기자
발행 2017.09.08 07: 50

슬리피는 예능치트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항상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할 때마다 큰 웃음을 선사했던 것.
하지만 예능인 슬리피 이전에는 래퍼 슬리피가 있었다. 슬리피는 한국 힙합의 산실이었던 지기펠라즈부터 언터쳐블까지 다양한 랩을 들려주며 후배들에게 동경의 대상이 됐다. 
이 같은 슬리피의 진가는 이번 Mnet '쇼미더머니6'를 통해 증명이 됐다. 그는 예능에 잠시 가려져있던 랩실력을 가감없이 드러내며 뜨거운 호평을 받았다.

슬리피는 '쇼미더머니6'를 성공적으로 끝낸 만큼 이제 진짜 자신의 음악을 들려줄 차례. 데뷔 10년차가 된 그는 이제서야 솔로 1집앨범을 발매하고 싶다는 목표를 드러냈다.
Q. 음악적 욕심이 큰 것 같다. 그런데 왜 예능을 시작했나?
A. 재밌어서 하는 것이다. '진짜사나이' 때는 진짜 내가 스케줄이 없었다. 그 어떤 일도 없었다. 앨범을 내도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이 거라도 해보자라는 마음이 있었다. 그리고 내가 중학교 때 개그맨이 꿈인 적도 있었다.(웃음) 사람들이 내 말, 행동에 웃으면 기분 좋더라. 꿈은 바뀔 수 있지 않나. 그렇게 래퍼가 되고 이젠 예능래퍼가 된 것 같다.
Q. 예능은 계속 할 생각인가?
A. 예능은 불러주신다면 쭉 할 것이다. 지금은 예능이 편해졌고 여전히 재밌다. 물론 예능을 하면 래퍼로서 이미지가 안좋아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예능래퍼로서 자부심이 있다. 동료래퍼들 중에서도 예능을 하고싶어하는 친구들이 많더라. 몇몇은 부러워하기도 했다.
Q. 예능과 음악 중에 꼭 선택해야한다면?
A. 당연히 음악이다. 하지만 나는 계속 내가 하고싶은 음악만 한다고해서 누군가 알아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나도 어릴 때는 그럴 줄 알았다. 물론 그 말 자체가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나, 내 나이와는 안맞는 얘기다. 20대 초반이었다면 나도 하고싶은 음악을 쭉 이어가면서 노래로 꾸준히 인정받으려 했을 것이다. 지금의 나는 현실적인 문제를 무시할 수 없다. 또 예능을 해서 좋아해주는 사람들도 있으니 병행해야할 것 같다.
Q. 목표가 무엇인가?
A. 첫 번째 목표는 우선 래퍼로서 잘되는 것이다. 멋진 음악, 멋진 랩을 들려드리면서 내 커리어를 쌓고 싶다. 나중에 인정받고 나면 레이블도 만들고 싶다.
Q. 사람들이 어떻게 바라봐주길 원하나?
A. 예능하는 슬리피도, 뮤지션 슬리피도 편견 없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내게 가지고 있는 편견들을 내려놓으셔도 되지 않을까.
Q. 이제 데뷔한지 꽤 됐다. 데뷔한 이후 제일 기억남는 순간과 아쉬운 순간을 꼽으면?
A. 가장 기억남는 순간은 '진짜사나이'를 방송할 때다. '진짜사나이' 방송 한 편으로 인생이 변했다. 만약 그 때 출연하지 않았더라면 지금 세상을 한탄하면서 살아가고 있을 수도 있다. 아쉬운 순간은 많다. 그 중에서 꼽자면 언터쳐블 활동 초반 때가 아쉬움이 남는다. 당시 내가 하고싶은 음악에 대해 제대로 주장을 못했던 것 같다. 
Q. 지금은 어떤 음악을 하고 싶나?
A. 난 트랩 장르도 좋아하고 밝은 것도 좋아한다. EDM도 듣는다. 지금은 멋있는 것을 해보고 싶다.
그렇다고 내가 트렌디한 것을 무작정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요즘 추세가 트랩이 주를 이루면서 외국뮤지션을 따라하는 것이 더 심해졌다. 언제까지 따라해야지 싶더라. 나도 그 흐름에 맞추기 위해 랩스타일도 많이 바꿨다. 그러면서도 투팍, 비기 등 예전의 음악이 그립다. 어린 외국래퍼들 중에선 그때를 부정하고 자신이 최고라고 우기더라. 국내래퍼들도 카피캣이 많다. 뿐만 아니라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SEXY BACK'이 센세이션을 일으킨 것처럼 그런 음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Q.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A. 슬리피의 1집을 내는 것이 목표다. 하고싶은 음악으로만 채운 앨범을 만들고 싶다. 솔로로는 첫 번째 앨범이다보니 엄청 신경쓸 것이다. 앨범을 멋있게 딱 내고 인정을 받으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다.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예능 역시 최선을 다해서 할 것이다. 예능은 예능대로, 음악은 음악대로 매사 열심히 하겠다. /misskim321@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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