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블랙나인은 지난 1일 종영한 Mnet 예능 '쇼미더머니6'(이하 쇼미6)에서 일반인 진출자의 기적을 이뤄낸 이번 시즌 대표 다크호스다. 묵직한 랩과 어두운 카리스마로 자신만의 개성을 보여주며 힙합 팬들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은 것.
무엇보다 본선 1차 공연에서 아쉽게 탈락한 그는 자신의 팀 프로듀서였던 타이거JK&비지의 소속사 필굿뮤직과 전속계약을 맺어 앞으로의 활약을 예고한 상황. 이에 OSEN은 최근 블랙나인을 만나 힙합에 대한 애정과 그동안의 아픔에 대해 상세히 들을 수 있었다.
이하 블랙나인과의 일문일답.
Q. '쇼미더머니6'가 끝나고 달라진 점이 있나요?
"크게 달라진 건 없어요. 있다면 조금 더 자유롭게 음악을 할 수 있다는 점이죠. 그게 가장 큰 변화에요."
Q. '쇼미더머니6' 탈락할 때 굉장히 아쉬웠을 것 같아요.
"너무 아쉬웠고 동시에 시원하면서 후련했어요. 제가 마이크 선택 때 떨어졌는데요. 그때 처음으로 칭찬을 많이 받았거든요. 그래서 그 무대를 보여드리지 못한 점이 아쉬워요. 하지만 리허설 때 가장 인정받은 무대라 더 시원하게 끝낼 수 있었고요."
Q. '쇼미6'에서 유독 기억에 남는 무대가 있나요?
"전 제가 했던 무대는 다 아쉬워요. 그래도 굳이 따지자면 마이크 받기 전에 리허설이에요. 그게 제일 기억에 남는데 못 보여드려서 아쉬워요.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든 꼭 들려드리고 싶어요."
Q. 보이비와의 대결 결과에 많은 사람들이 놀랐었어요.
"저는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도 안 했어요. 제 것만 멋있게 보여주자 싶었죠. 적어도 보이비랑 붙었으니 방송에는 나올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동점만 됐으면 좋겠다' 그랬죠. 근데 다듀 형들이 제 이름을 불러주는 거예요. 그때 진짜 대박이었어요. '뭐지?', '이래도 되나?' 싶으면서 표현이 안 될 정도로 기뻤어요. 그래도 대놓고 기뻐할 순 없었어요. 나중에 의정부로 가서 기뻐한 것 같아요."
Q. '쇼미6'에서 들었던 칭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있을까요?
"방송엔 안 나왔는데 전 다이내믹 듀오 형들이 '이번 시즌 최고의 다크호스를 뽑자면 블랙나인 말고는 없다'고 해줬을 때 제일 좋았어요."
Q. '쇼미더머니' 시리즈에 여러 번 도전한 것으로 알아요. 이번 시즌의 활약을 예상했었나요?
"제가 작년하고 재작년에 나갔는데 전부 1차에서 떨어졌어요. 그래서 '다시 해야겠다'와 같은 고민도 없이 '쇼미6'에도 곧바로 도전했죠. 저를 사람들한테 알려야 했으니까요. 그래도 떨어질 때마다 '내가 그렇게 랩을 못하나?' 싶은 마음에 힘들긴 했어요."
Q.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상황이라 1차 통과가 가장 어려웠을 것 같아요.
"맞아요. 1차가 제일 힘들었어요. 그래서 1차 붙었을 때가 제일 행복했어요. '됐다' 싶은 생각이 들었죠. 너무 신기한 게 그때 제 심사를 JK 형이 해줬어요. 심사를 받는 게 정말 랜덤이거든요. 누가 제 심사위원이 될지 모르는 상황이죠. 1차에서 제 랩을 끝까지 다 들어주신 것도 JK 형님이 처음이었어요."
Q. '쇼미더머니'는 시즌1 때부터 악마의 편집으로 유명했는데요. 혹시 그런 느낌을 받진 않았나요?
"래퍼들은 힙합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히 커요. 그런데 그런 문화보다 본인들 생각에 맞춰 방송에 내보니까 왜곡이 되는 거죠. 하지만 전 촬영하면서 굉장히 따뜻했어요. PD님도 그렇고 작가님도 그렇고 화목했죠. 그 중심에는 JK 형이 있었고요. '힙합의 레전드'가 계시니까 다들 그 앞에서 뭔가를 할 수 없었을 거예요."
Q. '쇼미더머니' 시리즈가 힙합계에 어떤 영향을 미친 것 같나요?
"반반인 것 같아요. 무명의 래퍼나 아티스트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 주고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장을 만들어준 건 확실하다고 생각해요. 굉장히 멋진 프로그램이죠. 하지만 아무래도 수익성을 내야 하니 시리즈 초반 힙합 문화가 의도치 않게 왜곡될 때도 있었어요. 그런 점은 아쉬웠죠."
Q. '쇼미6'를 하면서 동료들이 많이 생겼을 것 같아요.
"맞아요. 아무래도 저희 팀원들이랑 많이 친해졌죠. 전 그중에서도 원재랑 제일 친했어요. 그런 친구가 생겼다는 게 정말 좋아요.(웃음)"
Q. 우승자로 누굴 응원했나요? 같은 팀이었던 우원재였을 것 같은데..
"맞아요. 원재를 계속 응원했어요. 같은 팀이 되고 비슷한 상황이란 걸 알게 되면서 의지가 많이 되더라고요."
Q. 실제 우원재는 어떤 사람인가요?
"방송이랑 좀 달라요. 진짜 순수하고 엄청 사려 깊죠. 생각도 많고요. 사람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애에요. '사랑받을 수밖에 없구나' 싶은 매력이 있죠. 착한 놈?(웃음) 차갑지 않고 따뜻해요."
Q. 우원재의 '시차'가 음원차트 1위를 했는데 혹시 연락을 했나요?
"일부러 안 했어요. 연락 엄청 많이 받았을 것 같아서요. 다음에 만났을 때 얘기하려고요. 원재는 잘 될 줄 알았어요. 처음엔 '이런 곡을 할 거예요'라고 설명했을 때 속으로 '말도 안 돼'라고 생각했는데 랩을 해서 다시 들려주니 엄청나더라고요. 걔는 항상 반전이 있어요. 그때 원재가 그랬어요. '전 떨어져도 된다고. 여기까지 온 것도 행복하다고'요." / nahee@osen.co.kr
[사진] 필굿뮤직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