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무비] 송강호·유해진·류준열·토마스, '택시' 1200만 의미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17.09.09 17: 00

영화 '택시운전사'(장훈 감독)가 올해 첫 천만 기록을 세운 것에 이어 개봉 39일째인 오늘(9일) 1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현재 역대 한국영화 흥행 순위는 10위. 이로써 '택시운전사'는 올해 최고 흥행 기록을 또다시 자체 경신했다.
배우들에게도 1200만이란 숫자는 남다를 터다.  송강호를 비롯해 유해진, 류준열, 토마스 크레취만 등 묵직한 배우들의 열연이 없었다면 이 스토리는 1200만여 관객들의 가슴을 울리지 못했을 것이다.
송강호는 이미 트리플 천만 작품을 보유한 배우가 됐지만, '택시운전사'의 1200만명이란 기록적인 숫자는 남다른 의미를 지닐 것으로 보인다. '택시운전사'는 이미 '변호인'(1137만명)의 기록을 넘고 KOBIS 기준으로는 괴물(1091만명, 공식집계-1031만명)까지 넘고 송강호의 새로운 최고 흥행작이 됐다.

송강호의 필모그래피 속 작품들을 모두 합치면 1억 관객이 훌쩍 넘는다. 하지만 송강호란 이름에 숫자 이상의 의미가 있는 이유는 그를 작품 세계로 인한 것이다. '변호사'에 이어 '택시운전사'로 선보인 송강호의 캐릭터는 우리의 아픈 근현대사를 관통한다. '국민 배우'란 타이틀이 가장 걸맞는 배우라고도 할 수 있다. 
'베테랑', '럭키', '공조'에 이어 '택시운전사'까지. 유해진의 충무로 흥행 행진은 계속된다. 유해진은 연기 잘 하는 배우들 중에서도 캐릭터에 인간미를 불어 넣는 연기자다. 
극 중 유해진은 광주 소시민이자 따뜻하고 정의로운 광주 택시 기사 황태술 역을 맡아 마치 그 시대에 살고 있는 광주 시민처럼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줬다. 편안하게 함께 울고 웃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광주 시민들을 위해 그리고 진실을 알리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총과 탱크가 활보하는 거리로 나선 인물의 변화상을 병풍처럼 펼쳤다. 현실의 벽 앞에서 마주하는 좌절과 울분, 강철처럼 단련돼 흔들리지 않고 소신을 밀어붙이는 모습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황태술이라는 인물을 통해 제대로 엮어냈다.
더불어 대사가 없을 때에도 리액션, 표정, 흘러나오는 분위기로 상대방의 호연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유해진은 '택시운전사'로 다시금 충무로 연기파 배우의 입지를 단단히 했다.
류준열은 이 작품을 통해 청춘스타에서 남녀노소 팬층을 넓히며 영화계의 젊은 기둥이 됐다. 많지 않은 분량이지만 영화 전개에서 중요한 계기를 만드는 역할로 기대 이상의 임팩트를 선사한다. 순수하면서도 유쾌하고 정의로운 청년의 모습으로 변신해 그동안 보여줬던 것과는 또 다른 청춘의 모습을 그리며 배우로서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세계적인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은 극 중 광주의 참상을 전 세계에 처음으로 알린 독일기자 위르겐 힌츠페터 역으로 열연했다. 첫 출연한 한국영화가 1200만명을 동원했다는 것은 외국배우로서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더불어 그는 앞으로 한국 관객들이 5.18에 대해 생각할 때 그를 함께 떠올리게 됐다. 이것은 배우로서 부담감이자 더할 나위 없는 행복한 일일 것이다. /nyc@osen.co.kr
[사진] 류준열 SNS,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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