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야수 계약금 2위' 강백호에게 거는 kt의 기대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9.28 06: 12

역대 야수 계약금 2위. kt는 강백호(18)를 프랜차이즈 스타로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kt는 27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2018 신인 지명 11명의 선수와 계약을 모두 마무리했다"라고 전했다. 지난 23일 계약 소식을 전한 NC에 이어 두 번째로 빠른 페이스였다.
관심은 단연 강백호에게 쏠렸다. 강백호는 한국판 오타니 쇼헤이로 불리며 이미 팬덤이 형성된 신인이다. 신인지명 전부터 kt가 강백호를 품에 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파다했다. 실제로 kt가 강백호의 이름을 부르며 타 구단의 부러움 섞인 눈초리가 쏟아졌다.

자연스레 강백호의 계약금에도 이목이 집중됐다. 강백호는 4억5천만원에 kt와 사인을 했다. 이는 역대 야수 계약금 공동 2위에 해당한다. 1위는 1999년 신인 강혁(5억 7천만원)이며 1998년 김동주, 2001년 정상호가 강백호와 나란히 4억5천만원의 계약금을 받았다. 고졸 야수로 범위를 좁히면 강백호의 계약금이 최고액이다.
KBO 역사에 손꼽힐 만큼 큼지막한 금액을 안겨준 것. kt 관계자는 "사실 김동주는 1998시즌을 앞두고 계약을 맺었다. 그 당시와 지금의 4억5천만원은 의미가 다르다. 그럼에도 김동주와 같은 금액을 안겨줬다는 것은 우리 팀이 가진 기대치의 반영이다"라고 설명했다.
강백호는 고등학교 3학년이 되기 전부터 야구계의 주목을 받았다. 투타 겸업을 앞세워 '한국판 오타니'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았다. 올 시즌 고교야구 모든 대회를 통틀어 타율 4할2푼2리(102타수 43안타), 2홈런, 32타점을 기록했다. OPS(출루율+장타율) 1.143. 고교 3년 동안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며 장타력을 과시했다. 아울러, 투수로는 11경기에 등판해 29⅔이닝을 더지며 3승1패, 평균자책점 2.43을 기록했다. 탈삼진 45개를 빼앗으며 압도적인 구위를 뽐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그런 강백호이기에 일각에서는 계약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강백호는 미국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선수 본인도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을 아예 배제한 상황은 아니었다. kt에 지명된 이상 kt 이외의 KBO리그 팀과 입단할 수밖에 없었다. 설령 kt와 계약을 하더라도 꽤 긴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이 솔솔 전해졌다.
그러나 kt는 강백호를 포함한 열한 명의 신인 전원과 일찌감치 계약을 완료했다. NC에 이어 두 번째로 빠른 속도였다. 노춘섭 kt 스카우트 팀장을 주축으로 운영팀 등 프런트가 적극적으로 나섰다. 노 팀장은 계약 발표 직후 OSEN과 통화에서 "사실 우리도 강백호 계약 관련에 대한 주변의 염려를 알고 있었다. 매스컴에서 많은 기대를 보내는 선수인 만큼 높은 액수의 계약금을 요구하는 게 어찌 보면 당연했다"라고 입을 열었다.
협상 테이블 분위기는 노 팀장의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노춘섭 팀장은 "(강)백호 본인도 계약에 뜸들이지 않았다. 선수 본인이 KBO리그 1군 무대에서 인정받고자 하는 의욕을 강하게 드러냈다"라고 전했다. 선수와 가족들 입장에서야 한 푼이라도 더 받고 싶어하는 건 당연한 이치. kt 측에서도 이를 외면하지 않고 역대 야수 2위에 해당하는 금액을 강백호에게 안겨줬다. 진심으로 다가간 kt에게 강백호가 응답한 셈이었다.
이제야 밝힐 수 있는 비화 한 가지. 노춘섭 스카우트 팀장을 축으로 한 kt 관계자들은 '10구단 가운데 가장 먼저 신인 계약을 완료한다'는 목표로 발빠르게 움직였다. 관례상 계약 대상자인 신인들과 그 부모를 구단 사무실로 부르는 경우도 있지만 전국 각지를 직접 찾아다녔다. '진심'을 전하기 위해서다. NC가 23일 신인 전원과 계약을 완료하며 1위 타이틀은 놓쳤지만 충분히 빠른 행보다. 청소년 대표 안방마님 조대현을 10라운드에서 지명하며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를 보기 좋게 비웃었다.
강백호를 포함한 모든 신인들은 결국 뚜껑을 열어봐야 그 가치를 알 수 있다. 금액을 통한 재단의 의미가 덜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kt는 28일 수원 LG전에 강백호, 김민을 포함한 신인 전체를 초대해 팬들에게 인사시킨다. 김민은 시구, 강백호는 시타에 나선다. 팬들에게 첫 선을 보이는 자리. 또 하나의 스타가 탄생을 예고한다. /ing@osen.co.kr
[사진] kt 제공(위). WBSC 제공(아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