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클럽맨' 류중일 감독, LG에서 지도력 시험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10.03 11: 00

삼성의 통합우승 4연패를 이끌었던 류중일(54) 감독이 LG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LG는 추석 연휴 기간 류중일 전 삼성 감독을 만나 계약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상문 감독과 계약기간이 끝나는 LG는 재계약 대신 류중일 감독 체제로 변화를 줬다. 선수-코치-감독으로 삼성에만 몸담아온 '원클럽맨' 류중일 감독은 사자굴을 떠나 LG에서 시험대에 오른다. 
대구 경북고 출신으로 지난 1987년 입단한 류 감독은 1999년까지 선수생활 13년 모두 삼성에서 뛰었다. 삼성 구단 최초의 은퇴식 주인공으로 선수 은퇴 후 2000년부터 2010년까지 11년을 수비, 작전, 주루 코치를 역임했다. 2011년 삼성 감독에 올라 2016년까지 6년을 지휘했다. 

삼성에서 보낸 시간만 총 29년. 올해는 감독에서 물러나 기술고문 직책으로 삼성과 함께했으니 30년 인연이다. 푸른 피 색깔이 진한 류 감독이 이젠 LG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게 됐으니 그 자체만으로도 놀랍다. 류 감독 본인도 어색하겠지만 지켜보는 사람들도 낯선 그림이다. 
류 감독으로선 큰 도전이다. 2011~2014년 삼성을 4년 연속 정규리그-한국시리즈 통합우승으로 이끌며 KBO리그의 새 역사를 쓴 류 감독은 그러나 2016년 팀이 9위로 추락하며 재계약에 실패했다. 4년 연속 우승 감독이 한 번의 성적 부진으로 인해 감독직에서 물러난 것이다. 
그 이면에는 류 감독의 지도력에 대한 의문부호도 없지 않았다. 왕조 기간 삼성의 선수 구성이 워낙 좋았고, 류 감독 스스로도 자신이 부각되길 원하지 않았다. 그를 향해 복장·운장·덕장 등의 수식어가 붙었다. 4년 연속 우승 감독치곤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면이 없지 않았다. 
1년 동안 야인으로 지낸 류 감독이지만, LG에서 두 번째 기회가 왔다. LG는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팀 평균자책점 1위에 빛나는 투수력에 비해 타격이 너무 약했다. 야수진 세대교체 작업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 확실한 중심축이 없는 팀은 고비에서 우왕좌왕했다. 
만약 지금의 LG를 다시 끌어올린다면 류 감독은 지도력은 재평가받게 될 것이다. 반대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삼성 시절 이룬 업적도 평가절하될 수 있다. 재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이지만 위험 부담도 있다. 시험대에 오른 류 감독과 LG의 도전이 궁금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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