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타수 1안타. 롯데 '리드오프' 전준우의 준플레이오프 첫 두 경기 성적이다. 물꼬를 터줘야 하는 1번타자가 침묵하며 롯데 공격도 덩달아 힘을 잃었다.
롯데는 9일 부산 사직야구장서 열린 NC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1-0으로 승리했다. 0-0으로 맞선 2회 무사 만루, 문규현의 병살타 때 터진 득점을 끝까지 지켜냈다.
전날(8일) 1차전 2-9 충격의 완패로 분위기가 한풀 꺾였던 롯데였다. 롯데는 이날 값진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 전적을 1승1패로 맞췄다.
하지만 승리에도 걱정거리는 여전했다. 타선이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롯데는 전날 득점권에서 9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번번이 고개를 떨궜다. 1차전 9안타 3사사구를 만들었음에도 홈을 밟은 주자는 두 명에 불과했다.
2차전도 흐름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롯데는 이날도 득점권에서 6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시리즈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15타수 무안타. 특히 2회 무사 만루에서는 문규현의 병살타로 한 점을 얻어내는 데 그쳤다.
전반적인 타선의 침묵. 그 중에서도 '리드오프' 전준우의 부진이 가장 심각하다. 전준우는 정규시즌 110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2푼1리, 18홈런, 69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군 전역 이후 사실상의 복귀 첫 시즌.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충분히 합격점을 받을 만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기대는 당연했다. 전준우는 포스트시즌 통산 19경기에서 타율 3할6푼1리, 1홈런, 5타점, 5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특히 2010년 두산과 준플레이오프에서 정재훈 상대로 좌월 역전 결승 솔로포를 날린 장면은 롯데 팬들 뇌리에 여전히 생생하다.
그러나 올 포스트시즌에는 완전히 딴판이다. 전준우는 8일 1차전에서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공교롭게도 다섯 타석 중 이닝 선두 타자로만 네 번 나왔다. 그야말로 '테이블세터'로서 밥상을 차려줘야 했다. 하지만 전준우는 모두 범타로 물러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경기 후 조원우 롯데 감독은 "우리 팀은 결국 쳐줘야 하는 선수들이 해결해야 한다. 전준우, 강민호, 최준석 등의 침묵이 아쉽다"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믿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전준우와 함께 언급한 최준석은 선발에서 빠졌고 강민호는 5번에서 7번으로 타순이 하향 조정됐다. 그럼에도 전준우의 자리는 리드오프로 공고했다.
전준우는 그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첫 세 타석에서 맥 없이 물러났다. 특히 1회와 3회에는 모두 이닝 선두 타자로 나섰으나 살아나가지 못했다.
전준우는 7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3루수 앞 내야 안타를 때려냈다. 파울과 페어가 애매했던 타구가 3루수 박석민 앞에서 멈춰섰다. 행운의 안타였다.
물론 극심한 타격 슬럼프는 이러한 행운의 안타 하나로 깨지기도 한다. 리드오프 전준우의 9타수 1안타 침묵은 롯데가 기대한 바가 아니다. 이 내야 안타가 반등의 신호탄이 될까. 그 여부에 따라 롯데의 가을야구 성적이 달려있다. /ing@osen.co.kr
[사진] 부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