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2] '군계일학' 장현식…NC, 1패에도 확실한 소득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0.09 17: 17

NC는 1패에도 크나큰 소득을 건져갔다. 토종 선발 기근에 시달리던 NC는 장현식이라는 물건을 품에 얻었다. 정규시즌의 모습이 큰 무대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확인한 NC다.
NC는 9일 부산 사직야구장서 열린 롯데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0-1로 패했다. 0-0으로 맞선 2회 무사 만루, 문규현의 병살타 때 3루주자가 홈을 밟은 것이 결승점이었다.
패배에도 선발투수 장현식의 호투는 빛났다. 장현식은 110구를 던지는 투혼 속에 7이닝 3피안타 5볼넷 3탈삼진 1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장현식은 올 시즌 NC 마운드의 대발견이었다. 장현식은 정규시즌 31경기(22경기 선발)에 등판해 134⅓이닝을 소화하며 9승9패, 평균자책점 5.29를 기록했다. 생애 첫 10승 고지까지는 단 1승이 부족했다. 그럼에도 장현식이 든든한 활약을 펼쳤다는 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었다. 때문에 김경문 NC 감독의 준플레이오프 2선발 낙점은 충분히 이해됐다.
그러나 영건답게 포스트시즌 경험이 일천했다. 장현식은 지난해 두 차례 구원등판해 1⅓이닝을 던지며 2피안타 5볼넷 2실점으로 고전했다. 평균자책점은 13.50. 하지만 이닝 소화 자체가 많지 않았다. 게다가 지난해 장현식과 올해의 그는 완전히 다른 투수였다. 지난해 부진이 올해도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김경문 감독은 "어린 투수가 나가는데 잘 던졌으면 좋겠다. 5회까지 무조건 맡긴다는 약속은 못한다. 다만, 자기가 승패를 가릴 수 있는 5회까지는 던졌으면 한다. 못 던질 때 모습이 나오면 교체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다. 경기 내용을 보고 판단하겠다"라고 밝혔다. 기대치가 크지 않은 듯한 발언이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장현식은 전혀 긴장하지 않았다. '5회를 걱정할' 투수가 아니었다. 물론 경기 초반은 안 좋았다. 장현식은 1회부터 4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득점권에 내보냈다. 볼넷도 5개나 헌납했다.
하지만 4회까지 장현식과 5회까지 장현식은 딴판이었다. 4회 위기를 간신히 넘긴 것이 큰 영향을 끼쳤다. 장현시근 4회 1사 후 안타와 볼넷으로 1·2루 위기에 내몰렸다. 후속 신본기에게 큼지막한 타구를 맞았으나 김성욱의 침착한 수비가 장현식을 도왔다. 이어 전준우도 깊은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되며 간신히 위기 탈출. 장현식은 이때부터 7회 2사까지 10타자 연속 범타처리의 기염을 토했다. 구위는 그대로였고 제구가 잡혔다. 롯데 타자는 중심부터 하위까지 할 것 없이 장현식에게 고전했다. 7회 2사 후 전준우에게 빗맞은 내야안타를 내줬을 뿐, 정타는 아니었다.
NC는 이날 6안타 3볼넷을 얻어냈음에도 무득점에 그쳤다. 결국 장현식은 포스트시즌 첫 선발패를 떠안았다. 하지만 그로 인해 장현식의 가치가 깎이지는 않는다. 이재학 이후 토종 10승 선발 육성에 번번이 실패한 NC. 그러나 이날 보여준 장현식의 모습이라면 이듬해 그 이상의 성과도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 /ing@osen.co.kr
[사진] 부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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