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2] '1816일만의 PS 홈 승리' 사직은 지금 축제의 장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0.09 18: 03

1,816일. 부산 팬들이 홈에서 롯데의 포스트시즌 승리를 지켜보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팬들은 길었던 기다림만큼 축제를 즐기고 있다.
롯데는 9일 부산 사직야구장서 열린 NC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1-0으로 승리했다. 2회 무사 만루에서 문규현이 병살타로 물러났지만 그때 얻은 1점이 결승점이었다.
경기는 답답함의 연속이었다. 롯데 타선은 NC 마운드에 막히며 3안타만을 뽑아냈다. 팬들이 환호성을 보낼 순간이 많지 않았다. 준플레이오프에서 1-0 스코어가 나온 건 난 1993년 OB-LG 2차전 이후 14년 만이었다.

경기를 앞두고 전망 역시 밝지 않았다. 롯데는 전날(8일) 1차전을 2-9로 패했다. 연장 11회 대거 7실점하며 무너졌다. 패색이 짙어지자 술에 취한 관중 한 명이 술병을 그라운드에 투척하는 불상사까지 발생했다.
부진은 매진 실패로 이어졌다. 경기 전부터 1,400장의 예매 취소분이 발생하며 결국 매진에 실패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2만5169명이 찾았다. 총 2만6000석의 좌석에 831명이 비었다. 이로써 롯데의 홈 사직구장은 지난 2012년 SK와 플레이오프 3차전부터 이어온 최근 3경기 연속 포스트시즌 매진 행진이 끊겼다. 롯데의 가장 최근 불발은 지난 2012년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4차전(2만795명).
그래도 어떻게든 승리했다. 롯데 팬들은 경기 종료 직후부터 멈추지 않는 함성으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경기 종료 후 사직야구장 앞 광장은 응원단상으로 둔갑했다. 팬들은 자체적으로 앰프를 챙겨와 응원가를 쉬지 않고 재생했다. 경기 종료 후 한 시간 가까이 지난 시점에서도 구름 관중은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흔한 승리. 한국시리즈도 아닌 준플레이오프 2차전 승리였다. 그럼에도 롯데 팬들은 작은 것에 만족하며 축제를 즐기고 있다.
경기 종료 후 손승락은 "팬들에게 세리머니를 보내는 이유는 화답이다. 가을야구는 프런트, 코칭스태프, 선수, 팬들과 같이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같이 하자, 고생했다, 오늘도 최고의 경기였다는 의미로 팬들에게 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하나된 롯데가 부산을 축제의 장으로 만들었다. /ing@osen.co.kr
[사진] 부산=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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