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3 오!쎈人] 'PS 5타수 3홈런' 노진혁, '미친 선수'가 나타났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0.11 22: 34

포스트시즌 여섯 번의 타석에서 홈런 세 방. 노진혁(28)이 NC의 포스트시즌 역사에 '미친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NC는 11일 창원 마산야구장서 열린 롯데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13-6으로 승리했다. 타선이 장단 13안타(4홈런) 13득점으로 롯데 마운드를 맹폭했다.
NC는 이날 승리로 5전3선승제 준플레이오프의 2승을 선점하며 플레이오프행 7부능선을 넘었다. 남은 두 경기서 1승만 더하면 두산의 플레이오프 상대로 낙점된다.

앞선 1~2차전과 달리 경기 초반은 난타전이었다. NC는 1회부터 롯데 선발 송승준을 두들기며 석 점을 뽑아냈다. 2사 후 홈런 포함 2안타 3볼넷을 얻어내는 집중력이 돋보였다.
그러나 넉넉한 리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NC 선발 제프 맨쉽은 2회 선두 이대호에게 우측 담장 상단 때리는 2루타를 헌나했다. 이어 박헌도의 볼넷으로 무사 1·2루, 맨쉽은 강민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앤디 번즈를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비록 득점권 위기가 이어졌지만 분위기를 바꾸는 듯했다.
여기서 수비가 맨쉽을 돕지 못했다. 문규현의 평범한 타구를 3루수 박석민이 더듬었다. 몸 앞에 떨어진 타구를 글러브로 무리해서 잡으며 시간까지 벌어줬고 주자는 세이프. 2사 만루였다. 흔들린 맨쉽은 신본기에게 1타점 안타, 전준우에게 몸 맞는 공으로 비자책 2실점했다.
김경문 NC 감독은 다음 이닝 수비 때 초강수를 꺼냈다. 박석민 대신 노진혁을 3루에 투입한 것. 물론 노진혁의 3루 수비야 안정감이 있었지만 박석민이 맡았던 6번 타순에 배치되어야 했다. 정규시즌 212경기 통산 타율 2할9리(388타수 81안타)에 불과한 노진혁에게 6번타순은 버거워보였다.
노진혁은 이러한 염려를 기우로 바꿨다. 첫 타석부터 큰 일을 해냈다. 노진혁은 4회 2사 2루서 첫 타석에 들어섰다. 초구와 2구 볼을 침착하게 골라낸 노진혁은 송승준의 3구 바깥쪽 높은 속구(141km)를 그대로 잡아당겼다. 타구는 맞는 순간 홈런임을 느낄 만큼 멀리 뻗었다. 우중간 홈런. 비거리 120m의 초대형 아치였다.
노진혁의 포스트시즌 홈런은 낯선 광경이 아니다. 노진혁은 지난 2015년 10월 21일 두산과 플레이오프 3차전서 9회 투런포를 때려낸 바 있다. 당시 NC가 14-2로 넉넉히 앞섰던 상황이었지만 노진혁의 한 방은 분명 의미가 있었다.
노진혁은 정규시즌 통산 212경기 388타수에서 4홈런에 그쳤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서는 3타석에서 볼넷 하나를 골라낸 뒤 2타수 2홈런. 단순히 계산했을 때 194배 빠른 페이스다. 그야말로 '가을에 미치는 선수'의 등장인 것.
노진혁의 방망이는 이후에도 멈추지 않았다. 노진혁은 5회와 6회 모두 안타를 때려냈고 후속 타자들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8회 2사에는 승부에 쐐기를 박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포스트시즌 4경기서 타율 1.000. 출루율 역시 1.000이다. 3홈런을 때려낸 덕에 OPS는 3.800에 달한다. 3홈런, 4타점, 5득점. 타수가 적은 탓에 큰 의미는 없지만 정규시즌 성적과는 비교가 안 된다. 큰 경기에서 떨지 않는 스타의 탄생.
'미치는 선수가 나타나야 승리한다'. 포스트시즌의 격언처럼 통하는 문구다. 기대를 받는 선수의 제 역할은 상수다. 반면, 기대가 적었던 선수의 폭발은 변수다. 이 변수가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때 팀 승리확률이 올라간다는 의미다.
그 의미에 완전히 들어맞는 이가 바로 노진혁이다. '수비 좋은 백업 내야수' 노진혁은 포스트시즌 5타수 3홈런으로 전국에 이름을 널리 알렸다. /ing@osen.co.kr
[사진] 창원=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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