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8경기 7승, 평균자책점 1.53의 '에이스'는 그 자취를 감췄다. NC가 준플레이오프 2승을 선점했음에도 마냥 웃지 못하는 이유다.
NC는 11일 창원 마산야구장서 열린 롯데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13-6으로 승리했다. 타선이 장단 13안타(4홈런) 13득점으로 롯데 마운드를 맹폭했다.
하지만 스코어보드에서 드러나 듯 경기는 난타전이었다. 화력에서 NC가 앞섰지만 롯데도 1~2차전의 빈타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다. 당장 1~2차전 합쳐 3득점, 2타점에 그쳤지만 이날 11안타로 6점을 만들어냈다.
NC 마운드는 첫 두 경기의 깔끔함과 딴판이었다. 선발 맨쉽부터 무너졌다. 맨쉽은 4이닝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2실점(비자책)으로 조기 강판했다. 포스트시즌 두 경기 모두 4회를 간신히 채우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1회는 깔끔했다. 선두 전준우에게 3루수 실책성 내야안타를 헌납했지만 포수 김태군의 견제로 주자를 지웠다. 이어 연속 타자 삼진. NC 타선도 1회 3득점으로 맨쉽을 지원했다.
하지만 맨쉽은 이 리드를 좁혔다. 선두 이대호에게 2루타를 맞은 데 이어 박헌도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강민호를 삼진, 앤디 번즈를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위기를 탈출하는 듯했지만 이번에도 박석민의 실책이 나왔다. 2사 만루.
맨쉽에게 기대하는 모습은 분명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에이스'였다. 그러나 맨쉽은 1타점 적시타에 밀어내기 몸 맞는 공을 허용하며 평정을 찾지 못했다. 3-2 한 점 차 살얼음판 리드.
맨쉽은 3회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지만 4회 다시 고전했다. 이번에는 실책도 없었다. 선두 강민호와 1사 후 문규현에게 징검다리 볼넷을 헌납했다. 신본기를 뜬공, 전준우를 땅볼로 솎아낸 것이 위안거리였다. 결국 김경문 감독은 5회 마운드에 구창모를 올렸다. 퀵 후크였다.
맨쉽은 전반기 8경기에 등판해 47이닝을 소화하며 7승무패, 평균자책점 1.53을 기록했다. 그러나 팔꿈치 부상으로 6월부터 전열 이탈했다. 후반기 돌아왔지만 전반기의 위용은 사라졌다. 맨쉽은 후반기 13경기에서 65⅔이닝을 던지며 5승4패, 평균자책점 5.21을 기록했다.
최근 흐름이 좋지 않았음에도 김경문 감독은 그를 SK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선발투수로 낙점했다. 맨쉽은 4이닝 3실점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거기에 이날 등판마저 아쉬움을 남긴 것.
NC 선발진은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거듭 호투했다. 1차전 선발 에릭 해커는 7이닝 8피안타 3사사구에도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2차전 선발 장현식 역시 패전을 떠안았지만 7이닝 비자책 1실점으로 '인생투'를 선보였다.
김경문 NC 감독도 장현식의 호투를 두고 "외인이 7이닝을 버텨줘도 대성공이다. 그런데 경험이 많지 않은 젊은 투수가 그걸 해냈다"라고 칭찬한 뒤 "맨쉽의 호투 역시 기대한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가을에도 잘 나가던 NC 선발진에 전반기 에이스가 되레 먹구름을 드리운 셈. NC는 준플레이오프 2승1패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하지만 맨쉽의 거듭되는 부진은 그 뒤를 감안해도 NC에게 좋은 징조는 아니다. /ing@osen.co.kr
[사진] 창원=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