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스타는 스타였다. 자신의 실수를 금세 만회한 나성범(28·NC)이 마산을 들어다 놨다 했다.
1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롯데-NC의 2017 준플레이오프 3차전. 6회초, 나성범에겐 지옥과 천당을 오간 시간이었다.
5회까지 10-4로 넉넉하게 앞섰지만 4이닝이나 남아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롯데 선두타자 전준우가 우측으로 타구를 보냈고, 우익수 나성범이 타구를 쫓았다. 글러브 끝에 공이 걸렸지만 낚아채지 못하며 땅에 떨어졌다. 우전 안타로 처리됐지만 실책에 가까운 장면이었다.
이어 1사 1·2루에선 이대호의 다소 짧게 뜬 타구가 다시 나성범에게로 향했다. 잠시 주춤하다 앞으로 달려나온 나성범이었지만, 낙구 지점을 포착하지 못했다. 정면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했지만 타구가 오른 옆구리를 맞고 떨어졌다. 이 타구 역시 안타로 처리됐지만 사실상 실책이었다.
1사 만루 위기가 된 과정에서 나성범이 두 번이나 실수를 범하며 묘한 분위기가 흘렀다. 하지만 위기를 정리한 것도 나성범이었다. 1사 만루에서 박헌도의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또 우익수 나성범에게 향했다. 이번엔 놓치지 않고 정확하게 캐치한 나성범은 3루 주자 전준우를 노렸다.
전준우가 3루를 밟고 홈으로 태그업했지만 나성범의 레이저빔 송구가 빨랐다. 투수 출신답게 강견의 나성범은 포수 김태군의 미트로 정확하고 빠르게 원바운드 송구를 했고, 공을 잡은 김태군의 미트가 홈을 향한 전준우의 왼손을 먼저 터치했다.
롯데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원심 그대로 아웃. 나성범의 보살이 기록된 순간이었다. 희생플라이로 1점을 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나성범의 레이저빔 송구로 만루 위기가 실점 없이 끝났다. 나성범으로서도 마음의 짐을 덜어낸 순간이었다.
타격에서도 나성범다운 한 방이 터졌다. 5-4로 추격 당한 5회 무사 1루에서 롯데 김원중의 2구째 바깥쪽 높은 142km 직구를 밀어쳐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5m, 투런포. 스코어를 7-4로 벌리며 호투하던 김원중의 기를 꺾어놓은 의미 있는 한 방이었다. 나성범의 공수 활약에 마산이 크게 들썩였다. NC도 13-6으로 승리,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앞서나갔다. /waw@osen.co.kr
[사진] 창원=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