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다언] '히딩크측 주장' 꼼수일까-축구계 개혁 단초일까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7.10.14 05: 30

거스히딩크재단 노제호 사무총장이 직접 국정감사에 나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히딩크측인 노 총장은 "13일 오후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교문위)의 문화체육관광부(소속기관 포함)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 위원들로부터 '히딩크 논란'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첫번째 질문은 "히딩크 감독에게 대표팀 감독으로 와달라고 요청한 것이 맞냐"였다. 노 총장의 대답은 "내가 먼저 요청 드렸다"였다.
그리고 두번째 질문은 "히딩크 감독이 증인에게 한국 감독으로 오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없고, 도움을 주고 싶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는데 증인이 오고 싶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해서 혼선을 가져온 것 아니냐"였다. 노 총장의 대답은 "그렇지 않다"였다

이어지는 질문에 노 총장의 대답은 "대한민국 명장이라는 분이 (대표팀을 돕겠다는) 의지를 표시했음에도 협회가 이를 의도적으로 은폐·묵살했다. (국회가) 이를 밝혀주길 바란다"였다.
국정감사가 이어지는 동안 히딩크측인 노 총장에게 또 질문이 나왔다. "증인이 본인 사업을 위해 히딩크 감독을 부추기고, 언론플레이를 해 한 나라를 뒤흔들어 놓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노 총장의 대답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모든 것을 차치하고 국정감사에서 나온 질문만 보면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히딩크 감독이 감독직을 맡겠다는 말을 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히딩크측은 대한축구협회에 카카오톡 메시지로 제안을 했다. 이른바 읽고 대답이 없는 '읽씹'인 상황인데 노 총장은 제안을 했다고 강조했다.
안타까워 하는 히딩크 감독을 말 그대로 부추긴 이는 히딩크측이다. 또 헌신(dedication)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히딩크측은 감독직을 맡는 것이 맞다고 '알아서' 판단했다.
슈틸리케 전 감독 사퇴 등으로 협회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메세지로 보낸 것이 정식 제안이라고 했다. 또 추후 전화를 했다 안했다는 논란도 일으켰다.
그리고 러시아와 평가전에서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이 직접 만난 상황에서도 언론에 러시아에서 만남은 없다고 전했다. 물론 맞았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만나지 않았고 프랑스 파리에서 만났다.
국정감사에서 '언론플레이'라고 직접적인 언급을 한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히딩크측은 전혀 잘못이 없고 모든 문제를 밝혀 달라고 하고 있다.
물론 히딩크측의 주장으로 인해 축구협회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그동안 축구에 큰 관심이 없던 이들까지 히딩크 감독을 모셔오라면서 바람을 일으킨 것도 히딩크측의 역할이 컸다. 꺼져가는 축구인식에 대해 다시 불을 지핀 것은 히딩크측의 공이라면 공일 수 있다.
축구협회에 문제가 없다는 말이 아니다. 모든 조직에 문제는 있다. 그런데 히딩크측의 주장으로 생겨난 문제는 본말이 전도된 상황이다. 굳이 필요없는 히딩크측의 주장으로 인해 축구계가 오히려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거스히딩크재단도 분명 축구협회와 사업을 함께 해 나가야 한다. 사업적 수완이 좋은 인물로 알려진 히딩크측의 의도는 알기 쉽지 않다. 말 그대로 비즈니스에 뛰어난 사람이라면 꼼수를 쓰기 보다 정확하게 접근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의도가 명확하지 않은 흔들기는 오히려 축구계에 더욱 큰 아픔만 안길 뿐이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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