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주엽이 가르친 김종규, ‘몸싸움’까지 장착한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10.15 05: 58

‘매직히포’를 만난 김종규(26·LG)가 진화하고 있다.
창원 LG는 14일 고양체육관에서 벌어진 ‘2017-18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1라운드에서 홈팀 고양 오리온을 81-74로 제압했다. 김종규는 막판 쐐기 덩크슛을 포함, 14점, 9리바운드로 활약해 현주엽 감독에게 데뷔승을 안겼다.
LG는 명실상부 김종규의 팀이다. 206cm의 신장이 엄청난 탄력까지 갖춘 김종규는 국내최고의 높이를 자랑한다. 그는 국가대표팀에서도 부동의 주전센터로 맹활약 중이다. 2012년 데뷔한 김종규는 어느덧 팀의 중심이 됐다.

다만 김종규는 약점도 뚜렷하다. 신장에 비해 체중이 적게 나가고 몸싸움을 즐기는 편은 아니다. 빠른 공수전환과 공간활용을 강조하는 현대농구에서 포스트업의 비중은 점점 줄고 있다. 다만 포스트업을 구사하지 못하는 센터는 위력이 반감될 수밖에 없다. 김종규가 득점기술과 몸싸움까지 장착한다면 KBL에서 단연 독보적인 빅맨이 될 수 있다.
현역시절 ‘한국의 찰스 바클리’라는 별명을 얻었던 현주엽 감독은 포스트업의 달인이었다. 포스트업에 이은 득점 또는 패스도 일품이었다. 현 감독은 “김종규가 등지고 하는 플레이를 잘 하지 못한다. 가르친다고 단시간에 늘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적극적으로 변했다”고 지적했다.
오리온전에서 김종규는 몸싸움을 활용한 공격을 많이 했다. 상대가 거칠게 파울로 끊어도 그대로 밀고 올라가 파울을 얻는 터프한 플레이는 좀처럼 구사하지 않던 모습이었다. 이날 김종규는 9개의 자유투를 얻었지만 4개만 넣었다. 자유투 성공률은 아쉬웠다. 
김종규는 “오리온에서 날 막을 수 있는 선수가 최진수 형, 문태종 형, 허일영 형 정도다. 감독님이 내가 일대일로 한다면 상대가 막을 수 없을 거라고 하셨다.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연습한 골밑 몸싸움이 나왔다”고 만족했다.
왕년의 명센터들에 비하면 김종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현 감독은 더블팀을 역이용해 빼주는 패스, 골밑에서 상대를 제치고 득점할 수 있는 파워와 포스트업, 상대의 슛을 차단할 수 있는 가공할 블록슛을 김종규에게 주문하고 있다. 현 감독은 “김주성과 비교하면 김종규는 블록슛이 적게 나오는 편이다. 수비를 할 때 골밑에서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록 급격한 성장은 아니지만, 현주엽 감독 부임 후 김종규는 예전보다 훨씬 빅맨다운 움직임으로 바뀌고 있다. 김종규는 “감독님이 가장 많이 하시는 말이 ‘종규야!’다. 그만큼 절 생각해주시는 것 같다. 물론 부담이 안 된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선수로서 분명히 바뀌어야 하고, 보여드려야 한다.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감독의 조언을 받아들이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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