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5] 가을이면 빛나는 김경문의 단기전 야구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10.15 18: 22

 "올해로 이제 10번째 포스트시즌이네요."
풍부한 경험을 자랑하는 김경문 NC 감독의 단기전 야구가 또 한 번 빛을 발했다. NC는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를 3승2패로 꺾고, 플레이오프 무대로 진출했다.
베이징올림픽 전승 금메달을 이끈 김 감독은 단기전에선 과감하고 냉정한 수를 던진다. 정규시즌 때와는 조금 다른 단기전만의 승부수를 알고 있는 감독이다.

시리즈를 앞두고 김 감독은 “올해로 포스트시즌 10번째인데, 처음에는 멋모르고 배짱 있게 했다. 그런데 갈수록 배짱이 줄어드는 것 같다. 올해는 초심을 갖고 배짱 있게 해보겠다”고 말했다.
3차전 '96억 몸값'의 박석민이 경기 초반 잇따른 수비 실수를 하자, 3회 문책성 교체를 단행했다. 박석민을 빼고 노진혁을 3루 대수비로 기용했다. 중심타자 박석민을 과감하게 뺀 것도 승부수, 대안이 내야 전천후 백업인 베테랑 지석훈이 아닌 신예 노진혁을 선택한 것도 의외였다.
노진혁은 첫 타석에서 송승준 상대로 투런 홈런, 5-2로 달아나는 귀중한 홈런포를 터뜨렸다. 이후 8회 솔로포까지 이날 4타수 4안타 2홈런 3타점의 '미치는 선수'가 됐다. 그렇게 김 감독의 승부수로 '깜짝 스타'가 탄생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박석민 교체를 설명하며 "박석민은 팀의 가장 큰 기둥인데 선수들에게 조금 더 집중하라는 의미에서 교체했다"고 강조했다.
단기전 마운드 운영은 과감하고, 한 박자 빨랐다. 구위가 좋은 투수는 최대한 끌고 가되, 실점에 상관없이 구위와 내용을 보고 교체를 결정한다.
1차전 해커와 2차전 장현식은 주자를 자주 내보냈지만, 위기 관리와 구위를 믿고 7회까지 투구 수 100개를 넘겨가며 맡겼다. 
3차전 선발 맨쉽은 4회까지 5-2로 앞서 나갔으나, 5회 퀵후크를 단행했다. 투구 내용이 위험하다고 판단한 것. 맨쉽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4이닝 3실점, 9-3으로 앞선 5회 교체됐다. 선발에게 승리 투수 자격을 주는 것보다는 팀 승리가 우선이었다.
구창모, 이민호, 원종현, 김진성, 임창민의 불펜은 한 박자 빠르게 교체, 상대 팀을 압박했다. 불펜을 자주 등판시키면서도, 투구 수 관리로 적절히 체력 관리에 신경썼다.
시리즈 승부처인 3차전에서 롯데의 추격 의지를 확실하게 끊기 위해서 8점차 리드에서 셋업맨 원종현, 6점차 리드에서 마무리 임창민을 기용하며 조그만 빈 틈도 용납하지 않았다.
최종 5차전에서도 7점 앞선 8회 원종현, 9회에는 임창민을 올려 확실하게 마무리했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 후 "지난 경기 실점하고 고전했던 선수들은 좋은 무드를 가지고 플레이오프에 갔으면 했다"고 설명했다.
최종 5차전, 공수 장점을 극대화한 라인업을 내세웠다. 수비가 좋은 김준완을 중견수, 원정팀이라 먼저 점수를 뽑기 위해 모창민을 3루수로, 이호준을 지명타자로 내세웠다.
4차전 번즈의 2루타 때 중견수 이종욱의 수비가 아쉬웠기에 수비를 강화한 선수기용, 더불어 중심타선은 공격력을 보탰다. 모창민은 4차전까지 줄곧 지명타자로 나왔다. 4차전까지 이호준은 대타로만 출장했는데, 선발 출장한 이날 5회 승부처에서 조정훈의 포크볼을 공략해 적시타를 터뜨렸다.
수비력과 선구안이 좋은 김준완은 톱타자로 나서 1회 안타, 5회 2사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 조정훈을 강판시켰다. /orange@osen.co.kr
[사진] 부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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