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준PO 2G ERA 0.68' 해커, PS 해킹 대성공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0.15 18: 22

2경기 1승, 13⅓이닝 평균자책점 0.68. 역시 NC의 '에이스'는 에릭 해커(34)였다.
NC는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서 열린 롯데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5차전을 9-0 완승으로 장식했다. 0의 균형이 이어지던 5회, 5안타 4볼넷을 집중시키며 롯데 마운드를 맹폭했다.
마운드에서 빛난 건 단연 선발투수 해커였다. 해커는 6⅓이닝 4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해 플레이오프 4차전서 7이닝 1실점 역투로 승리투수가 된 뒤 KBO리그 포스트시즌 2승(4패)째를 거뒀다.

해커는 지난 8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7이닝 8피안타 3사사구(2볼넷) 6탈삼진 1실점 역투를 선보였다. 비록 8회 불펜의 1실점으로 해커의 승투는 날아갔지만 NC는 연장 11회 접전 끝에 9-2 완승을 거뒀다.
NC는 2차전을 0-1로 분패했다. 양 팀 모두 타선이 살아나가고도 적시타가 부족했다. 3차전은 NC의 13-6 완승. 그리고 12일 열릴 예정이던 4차전을 앞두고 변수가 발생했다. 당초 롯데는 박세웅, NC는 최금강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이날 창원 전역에는 장대비가 몰아쳤다. 결국 경기 개시 한 시간 정도를 앞두고 우천 연기 결정.
롯데는 즉시 선발투수를 바꿨다. 1차전 선발투수로 나서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조쉬 린드블럼에게 4일 휴식 후 등판을 맡겼다. 반면, NC는 최금강을 고수했다. 린드블럼과 마찬가지로 4일 휴식 후 등판이었다면 해커 카드도 가능했다. 하지만 김 감독의 의지는 강했다.
물론 해커에게 의사를 타진했다. 하지만 해커가 '루틴을 지키고 싶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김 감독은 "해커가 5일 휴식 후 등판으로 루틴을 맞추고 있다. 더 잘 던지기 위한 선택이니 어쩔 수 없다"라며 해커 의사를 존중했다.
이는 1차전 때부터 결정된 부분이었다. 해커는 6회를 마치고 '내 다음 등판 일정이 어떻게 되는가'라고 최일언 투수코치에게 물었다. 최 코치는 '5일 휴식'이라고 답했고, 해커는 7회에도 자원 등판했다. 만일 이때 4일 휴식 그림을 그렸다면 해커의 1차전 등판은 6회까지만이었다.
결국 NC는 4차전을 1-7로 완패했다. 선발투수 최금강은 4⅓이닝 2실점 강판했다. 단판 승부 5차전에서 해커를 꺼내들 수밖에 없었다.
김경문 감독은 5차전에 앞서 "감독이 선발투수의 호투를 기대하는 건 당연하다 .우리 팀에서 가장 안정감 있는 투수다. 해커는 갈 데까지 간다"라고 예고했다.
해커의 '포스트시즌 해킹'은 1차전과 다름없었다. 출루 허용이 잦았지만 이들 중 그 누구도 홈을 밟지 못했다. 1회와 2회, 매 이닝 득점권 주자를 허용하며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그러나 특유의 땅볼 유도로 실점을 피했다. 3회와 4회는 탈삼진 세 개를 곁들이며 삼자범퇴.
NC 타선은 5회 5안타 4볼넷으로 대거 7득점하며 승부를 순식간에 기울였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해커의 가장 큰 위기는 5회였다. 해커는 5회 1사 후 볼넷과 연속 안타로 만루 위기에 내몰렸다. 타석에는 손아섭과 최준석. 해커는 흔들리지 않고 손아섭에게 투수 땅볼을 유도, 홈으로 뛰어들던 주자를 잡았다. 이어 최준석을 삼진 처리. 해커는 포효했다. 만일 7득점 후 두세 점을 빼앗겼다면 승부는 미궁으로 빠질 수도 있었다. 해커의 관록이 빛난 대목이다.
해커는 6회를 삼자범퇴로 잡은 뒤 7회 선두 문규현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날 등판을 마쳤다. NC 팬들은 기립박수로 그의 호투를 치하했다. 이번 준플레이오프 2경기서 13⅓이닝을 던지며 1승, 평균자책점 0.68.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에서 좋지 못했던 해커의 반전이다. 해커는 지난해까지 세 차례 포스트시즌에서 6경기에 등판해 34⅓이닝을 소화했지만 1승4패, 평균자책점 4.19에 그쳤다. 그나마 지난해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합쳐 3경기서 21⅔이닝을 소화하며 1승1패 평균자책점 2.49로 이름값을 했다. 2년 연속 호투를 선보인 것.
명실상부 NC의 에이스는 해커다. 해커가 4일 휴식 후 마운드에 오른다면 두산과 플레이오프 3차전에 나서게 된다. 가을야구 해킹이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ing@osen.co.kr
[사진] 부산=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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