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현장] '군함도' 감독판, 어떻게 달랐나…'영웅' 송중기가 다 했다(22nd BIFF)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10.16 07: 30

올해 최고의 화제작 ‘군함도’의 감독판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영화 ‘군함도’(류승완 감독) 감독판은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상영을 통해 국내외 관객들에게 공개됐다.
‘군함도’ 감독판은 지난 5일 개막한 시체스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인데 이어, 올해 부산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청돼 상영됐다. 종전 132분보다 약 19분 가량 늘어난 151분의 러닝타임을 자랑하는 ‘군함도’ 감독판은 더욱 풍성해진 인물들 간의 서사로 눈길을 끌었다.
#19분의 추가 분량…기.승.전 송중기
감독판에서 공개된 추가 분량의 다수는 박무영 역의 송중기가 차지했다. 송중기가 연기한 박무영은 비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군함도에 잠입한 광복군 OSS 요원. 정식 개봉 버전에서는 다소 삭제돼 궁금증을 남겼던 이야기가 감독판에서 공개되면서 인물 간의 관계와 스토리가 더욱 촘촘해졌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박무영과 스기야마 형사(정만식)의 에피소드. 전면 삭제됐던 두 사람의 이야기가 감독판을 통해 부활하면서 어떻게 박무영이 군함도에 잠입하게 됐는지부터 ‘조선 최고의 주먹’ 최칠성(소지섭)이 왜 군함도에까지 향하게 됐는지가 속 시원히 풀린다. 일본 본토에 도착 “시무라 상을 만나러 왔다”고 호소하는 이강옥 앞에 나뒹구는 추천서 뭉텅이로 요약됐던 스기야마 형사의 에피소드는 박무영과의 접점을 통해 관객들에게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일본 공장의 일자리를 소개시켜주겠다며 이강옥과 딸 소희, 그리고 그의 악단 멤버들을 군함도에 팔아넘긴 스기무라는 일자리 알선을 부탁하는 조선인들과 군함도 하시마 탄광회사 양쪽에서 돈을 받고 어마어마한 부를 축적한 상황. 최칠성이 운영하던 양조장마저 탐을 낸 스기무라는 계략을 써 최칠성과 그의 부하들을 군함도에 보낸 후 양조장까지 탈취하는데 성공한다.
이런 가운데 군함도로 가려던 박무영이 찾아간 인물이 바로 스기무라. 스기무라를 찾아간 박무영은 “벌목쟁이”라고 거짓말을 하지만, 약삭빠른 스기무라는 박무영의 거짓말을 캐치해낸다. 그러나 박무영의 진짜 목적은 스기무라의 처단. 조선인들의 고혈을 짜내는 스기무라를 "조선의 이름으로 처단한다"며 "너같은 친일파가 잘 사는 게 싫다"고 속이 뻥 뚫리도록 속 시원하게 처단하는 송중기의 모습은 왜 그렇게 박무영이 윤학철에게 분노했는지를 이해하게 만들고, 이후 군함도 속 조선인들의 탈출을 이끄는 모습과 맞물리며 진정한 영웅 탄생을 예상케 한다. 이 과정에서 스기무라를 속이기 위해 모자와 콧수염 등으로 변장을 한 송중기의 색다른 모습도 깨알 같은 볼거리다. 
#19분의 풍성함…이야기·캐릭터에 개연성 더했다
송중기의 박무영 에피소드 외에도 빛을 보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이 공개됐다. 약 19분의 추가 분량은 다소 궁금증의 여지를 남겼던 스토리에 개연성을 더하고, 캐릭터에 힘을 불어넣었다.
극 초반, 갱도 사고로 목숨을 잃은 어린 소년을 향해 "대일본제국에 피해가 된다"고 말하는 등, 뻔뻔한 태도로 일관하는 일본의 모습은 이후 조선인들의 정신적 지주같은 윤학철의 등장과 그의 숨겨진 서사에 더욱 강렬한 힘을 실어준다. 또한 하시마 섬 입도 당시 황국신민서사를 암송하는 장면과 "글 모르는 사람은 그냥 지장만 찍으라"고 강요하는 부분도 삭제됐다가 감독판을 통해 다시 부활했다. 
또한 군함도를 탈출하려는 여인들의 가련한 모습과 함께 패망을 확신하고 자신의 안위를 위해 불길에 반도취조일지, 반도징용명세 등을 찢어버리는 악마 같은 모습의 야마다(김중희)가 겹쳐지는 장면 역시 감독판에 추가된 새로운 장면이었다. 
삭제된 장면은 개봉 버전처럼 덜어내더라도 크게 스토리 전개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이야기와 캐릭터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약 19분의 추가 내용을 더해 부산영화제보다 앞서 출품했던 시체스 국제판타스틱 영화제서는 이 같은 효과가 빛을 발했다. 세계 최대 규모, 최고의 라인업을 자랑한다는 시체스 국제판타스틱 영화제는 올해 오르비타 섹션의 최고 상을 '군함도' 감독판에 수여했다.
이 이유에 대해 시체스 국제판타스틱 영화제 측 "최고의 서사와 드라마, 그리고 액션이 공존하는 영화다.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이러한 장르 콤비네이션은 액션, 스릴러의 거장 류승완 감독만이 만들 수 있는 작품이다. 매번 그의 영화들이 시체스에 올 때마다 큰 반향을 일으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mari@osen.co.kr 
[사진]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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