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중간결산②] "지원 OK, 간섭 NO"…부산영화제, 정상화 물꼬 틀까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10.16 06: 49

파행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는 정상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까. 
지난 12일 개막한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는 어느새 절반을 지나 후반부에 접어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부산영화제가 과연 해묵은 갈등을 풀고 새 시대로 전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부산영화제의 지난 4일 동안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뭐니뭐니해도 문재인 대통령의 방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해운대의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부산영화제에 깜짝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현직 대통령이 부산영화제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 문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으로 영화제에 깜짝 참석하며 부산 시민들을 열광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부산영화제를 찾아 영화제 자율성 보장을 약속했다. 먼저 롯데시네마 센텀시티점에서 시민들과 함께 '미씽: 사라진 여자'를 관람한 문 대통령은 관객과의 대화(GV)에 참석하며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이어 영화의 전당 내 아주담담 라운지까지 방문, 깜짝 간담회를 열고 영화제의 자율성 보장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정치적 영향으로 부산영화제가 많이 위축돼 가슴이 아팠다. 지금도 많은 영화인들이 참여하지 않는 현실이다"라면서 '다이빙벨' 상영 중단 사태 이후 쇠퇴일로를 겪고 있는 부산영화제의 파행을 안타까워했다. 문 대통령은 "김동호 이사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이 살신성인의 자세로 영화제를 되살리기 위해 금년 폐막을 끝으로 사퇴하는 용단까지 내렸다. 부산영화제의 위상을 되찾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배우와 감독들 역시 부산영화제의 위기가 뼈아프기는 마찬가지. 권해효를 비롯해 많은 배우들은 현재까지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면서도 영화제 정상화 필요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권해효는 "잘 아시다시피 지난 4년간 부산국제영화제가 굉장히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어쩌면 지금도 그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돌이켜보면 지난 22년간 영화제를 지킨 것도 여러분이고, 다시 살려내는 것도 여러분의 몫이다. 저희는 할 수 있는대로 열심히 영화 만들겠다"고 말했다. 
장동건은 오픈토크를 통해 "부산영화제는 개인적으로 애착이 많이 간다. 최근에 안타깝게 성장통을 겪고 있지만, 계속해서 국제적 명성을 유지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라며 "앞으로 더 좋은 영화제로 거듭나기 위한 과정이라 생각하니까, 부산영화제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계에 정치적인 성향을 가지는 것들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설명했다.
나카야마 미호와 한국 여배우를 대표해 특별 대담에 나선 문소리의 말도 눈길을 끌었다. 부산영화제가 해마다 돌아오지만 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명절같다는 문소리는 "부산영화제는 내게 영화인으로서 큰 명절처럼 느껴진다. 부산영화제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 한 것 같다"며 "이렇게 계속 부산영화제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계속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이 부산영화제를 전격 방문하면서 과연 정상화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15일 부산을 깜짝 방문한 문 대통령은 "정부나 부산시가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정책으로 영화제의 자율과 독립을 맡길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영화인들이 최대한 저력을 발휘할 수 있다"며 "최대한 지원하되 간섭하지는 않겠다. 영화제의 자율에 맡기겠다는 약속까지 함께 드리겠다"고 파격적인 약속을 내걸었다. 
'자율성'은 부산영화제 정상화를 외치던 부산영화제 사무국과 영화인들이 가장 강력히 원하던 것이었다. 부산영화제의 파행을 여기까지 끌고온 '다이빙벨'의 상영 중단 사건 역시 자율성 문제가 없었다면 일어나지 않을 일이었다. 부산영화제가 반환점을 도는 가운데, 정상화의 열쇠가 될 '자율성'을 대통령이 직접 보장하겠다고 나서면서 과연 4년 가까이를 끌어온 부산영화제의 갈등이 봉합될 수 있을지에 기대가 모아진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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