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중간결산④] 韓 거장 감독 없고, 美·中·日 거장 감독 있었다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10.16 06: 49

 한국에서 일명 ‘거장 감독’으로 통하는 박찬욱, 봉준호, 홍상수 감독은 올해 열린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도 찾지 않았다. 지난 2015년 부산시가 BIFF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을 상영할 수 없다는 처분을 내리면서 영화인들과 갈등을 빚었는데, 3년째 영화계와 부산시 측의 갈등이 완전히 봉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화진흥위원회의 BIFF 지원금 삭감,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사퇴 등 일련의 사건들이 2년 동안 명쾌하게 해소되지 않았다. 영화산업노조, 촬영감독조합, 감독조합 등 세 곳이 보이콧을 유지하고 있고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은 올해 보이콧을 철회했다. 이에 세계적인 영화제에서 인정받은 거장 감독이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만약 참석했다면 봉준호 감독은 ‘옥자’를, 홍상수 감독은 ‘클레어의 카메라’, ‘그 후’, '밤의해변에서 혼자‘ 등 올해 내놓은 작품들을 상영하며 관객들과 소통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다.

그러나 미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와 태평양에서 작품성과 대중성을 입증한 유수의 감독들이 BIFF를 찾아 퇴색된 가치를 상쇄시켰다.
‘아무도 모른다’ ‘하나’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등 주로 가족의 소중함과 일상적 삶의 가치를 그리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신작 ‘세 번째 살인’을 들고 참석했다. 동시대 거장 감독의 신작 및 세계적으로 관심을 모든 작품을 소개하는 갈라프레젠테이션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또 일본 로맨스 영화 ‘러브레터’(1999)로 유명한 배우 나카야마 미호도 신작 ‘나비잠’으로 한국을 찾았다. 이 영화도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초청받았는데, 정재은 감독이 만든 한국작품이지만 일본 스태프와 현지에서 올 로케이션으로 촬영한 작품으로 일본의 분위기와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세계 각국에서 온 영화인들도 부산의 밤을 빛냈다. 세계적인 거장 올리버 스톤 감독이 이끄는 뉴 커런츠 부문 심사위원단도 개막식에 참석했다. 이란의 감독 바흐만 고바디, 프랑스의 촬영감독 아녜스 고다르, 필리핀의 감독 라브 디아즈, 일본의 가와세 나오미 감독과 더불어 대만의 허유사오시엔도 참석했다.
영화인의 업적을 기리는 핸드프린팅 행사가 해운대 비프빌리지 야외무대에서 개최된 가운데 정통 느와르 ‘맨헌트’를 발표한 오우삼 감독이 참여했다. 그는 14일 “핸드프린팅을 했으니 나도 이제 부산사람”이라며 “일생에서 가장 영광스러운 자리다. 영화인이 된 것이 자랑스러운 순간”이라는 소감을 남겼다.
그는 이날 영화의 전당으로 자리를 옮겨 올 연말 개봉을 앞둔 ‘맨헌트’로 기자들을 만났다. 이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모든 영화들을 소개하는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초청됐다.
로맨스 분야의 대가 ‘너와 100번째 사랑’으로 주목받은 츠키카와 쇼는 소설을 원작으로 한 신작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로 주연 배우 하마베 미나미와 15일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아 무대 인사를 가졌다.
‘블랙스완’(2011), ‘레퀴엠’(2013), ‘노아’(2014) 등으로 전 세계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천재 감독 대런 아로노프스키는 신작 ‘마더!’가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초청되며 처음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했다. 종교적 색채가 강한 이 작품은 시인 남편과 어린 아내의 집에 낯선 손님들이 찾아와 삶을 망가뜨리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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