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편파프리뷰] ‘6G 혈투?’ 복수를 위한 리허설이었을 뿐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10.17 06: 00

와일드카드 결정전 1경기, 준플레이오프 5경기 등 총 6경기의 혈투가 과연 공룡들을 가로막는 것일까? 전혀 아니다. 그저 지난 2년의 복수를 위한 리허설이었을 뿐이다. NC 다이노스가 집필하는 가을이야기의 새로운 장인 ‘복수’가 막을 올린다.
NC는 두산을 만나기 위해 두 단계를 거쳐서 플레이오프까지 올랐다. 정규시즌 4위를 기록한 뒤 SK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0-5로 승리를 거뒀다. 그리고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지역 라이벌 롯데와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꺾었다. 6번의 경기를 치르고 플레이오프에서 두산과 이제 3년 연속 맞대결을 벌인다.
지난 2년 간 NC는 두산의 벽에 가로막혔다. 2015년 플레이오프에서 만났지만 2승3패로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지난해에서는 창단 첫 한국시리즈까지 올랐지만 두산에 4전 전패를 기록하며 고개를 떨궜다. 그리고 올 시즌까지 3년 연속으로 두산을 포스트시즌에서 만나게 된다.

익숙한 상대였지만 매번 당했기에, 올해는 지난 2년의 복수가 절실하다. 절실한 마음가짐만큼이나 NC는 철저하게 준비를 했다. 6번의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렀기에 모두가 힘이 빠진 채로 두산을 만나는 것이라고 모두가 예상한다.
하지만 NC의 체력 소모는 예상 외로 크지 않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1경기로 끝내면서 이틀의 휴식을 가졌다. 준플레이오프 역시 5차전까지 갔지만, 한 차례 우천 취소 경기가 있었기에 시리즈 동안 총 3일의 휴식일이나 가졌다. 정규시즌과 마찬가지의 루틴을 지키며 포스트시즌의 데미지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경기 감각을 찾은 것은 덤이고 오히려 두산에 우위다.
이전과는 달리 경기력도 균형 잡힌 상태다. 선발 투수진은 에릭 해커, 제프 맨쉽, 장현식, 최금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웬만큼 제 몫을 해주고 있다. 사실 해커와 장현식, 두 명의 이닝이터가 선발진을 이끌고 있지만, 어차피 NC 투수진의 방점은 선발이 아닌 불펜에 찍혀 있다.
원종현을 필두로, 임창민, 이민호, 김진성 등의 불펜진은 NC의 자랑이다. 시즌 막판의 부진을 기억한다면 오산이다. 원종현이 준플레이오프 5경기에 모두 등판했고 평균자책점은 7.20(5이닝 4자책점)에 달한다. 그러나 지난 13일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자신의 모든 실점을 기록했을 뿐 그 외의 경기에서는 착실하게 틀어막았다. 이민호와 임창민은 준플레이오프 평균자책점 제로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좌완 계투로 구창모라는 영건 자원이 전천후로 활약할 수 있다.
타선에서는 매번 주인공이 바뀌고 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승리를 거둔 3경기의 주역은 모두 달랐다. 1차전에는 권희동, 3차전은 깜짝 스타였던 노진혁, 그리고 최종 5차전 승리를 이끈 선수는 재비어 스크럭스였다. 지난해까지는 이호준, 나성범, 에릭 테임즈 등 주축 선수들이 터지지 않으면 고전했던 양상이 이어졌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다. 이들에 대한 무게 중심이 권희동, 모창민, 그리고 백업 선수인 노진혁까지 이어지면서 타선의 분산 효과와 시너지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사령탑인 김경문 감독의 올해 포스트시즌의 색깔은 뚝심보다는 작심에 가깝다. 과감한 경기 개입을 통한 용병술로 변수를 원천 차단하고 있다. 선발진이 불안하다면 과감하게 불펜을 조기에 가동해 경기의 흐름을 끊으려고 하고 있다. 타선에서도 때로는 실수로 분위기가 넘어가려는 찰나 백업 선수들의 기용을 통해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박석민이 연이어 실책을 범하자 노진혁으로 교체했고, 노진혁은 이날 멀티포에 4안타로 맹활약을 펼쳤다. 벤치의 기민한 대응이 시리즈를 지배했고, 대부분 성공으로 끝났다.
“지난해 너무 허망하게 경기를 끝냈던만큼 올해는 파트너로서 좀 더 좋은 경기 보여드리겠다”는 말로 호락호락하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팀 분위기도 결의에 차 있는 상황. 올해로 4년 째 포스트시즌을 치르면서 경험과 여유를 모두 갖춘 선수단으로 변모했다. 준플레이오프 4차전 완패로 코너에 몰렸지만 여유있게 빠져 나오며 5차전을 싱겁게 끝냈다. 
모두가 두산의 승리를 점치고 있는 상황. NC는 이번에도 ‘언더독’이다. 하지만 그거 아는가. NC는 언제나 ‘언더독’이라는 평가를 뒤집어 왔다. 그리고 포스트시즌 6경기를 통해 복수를 위한 칼날을 착실하게 갈아왔고, 이 칼날을 두산에 겨눌 때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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