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캐치에 이어 리드오프로서 출루의 역할까지. NC 다이노스 외야수 김준완이 흐름을 바꾸는 게임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NC는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13-5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NC는 1차전 승기를 제압하며 유리한 고지에 섰다.
이날 5회초 터진 스크럭스의 만루포가 경기를 뒤집은 절대적인 이유였다. 하지만 그 전에 1번 중견수로 출장했던 김준완의 흐름을 바꾸는 호수비, 그리고 출루가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은 일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 전, 김준완을 1번으로 내세우면서 “잠실 구장이 외야가 넓기 때문에 외야 수비가 좋은 (김)준완이가 먼저 나선다. 안타도 치면 좋고, 발도 좋은 선수니 활용폭 넓다. 지금 페이스가 나쁘지 않다. 만약에 상황을 봐서 1번 자리에 대타를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승부처 대타는 필요없었다. 김준완 그 자체가 경기를 지배했다. 김준완은 김경문 감독의 기대에 200% 부응하는 활약상을 선보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김준완은 1회 첫 타석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3회부터 본격적으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0-1로 뒤진 3회초, 1사 후 김태군의 내야 안타와 유격수 실책으로 만들어진 1사 2루 기회에서 두산 선발 더스틴 니퍼트를 상대로 우전 안타를 때려내 1사 1,3루로 기회를 연결시켰다. 이후 나성범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2루를 훔쳐내면서 2사 2,3루로 득점 기회를 만들어냈고 박민우의 2타점 중전 적시타의 발판이 됐다. NC는 2-1로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4회말 선발 장현식이 흔들리면서 대거 3점을 허용해 2-4로 재역전 당했다. 선발 장현식은 강판 당했고, 제프 맨쉽이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NC로서는 더 이상 두산의 점수를 붙들기 위한 승부수였다. 2사 1,3루의 위기 상황. 여기서 김준완은 김경문 감독이 바랐던 외야 수비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선보였다.
맨쉽이 민병헌에 좌중간 방면 큼지막한 타구를 얻어맞았다. 모두가 타구가 빠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2루타 성 코스였다. 하지만 우측에 치우친 전진 수비를 했던 김준완이 포기하지 않고 달려와 다이빙 캐치로 걷어냈다. 모두의 입을 벌어지게 만든 슈퍼캐치였다.
결국 김준완의 슈퍼 캐치는 역전을 당한 상황에서도 분위기가 넘어가지 않게 만들어줬다. 이어진 5회초 공격에서도 김준완은 기세를 이어서 1사 후 볼넷을 얻어 걸어 나가 출루의 목적을 달성했다. 이후 나성범의 중전 안타와 상대 실책으로 만들어진 1사 만루에서 재비어 스크럭스의 만루 홈런이 터지면서 NC는 다시 경기를 재역전시킬 수 있었다. 김준완의 슈퍼 캐치가 없었다면 다시 NC가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을지 의문이 되는 순간이었다.
여기에 더해 6회말 2사 2루에서 민병헌의 우중간 방면 뜬공 타구를 김준완이 다시 한 번 걷어내며 위기를 종식시켰다. 민병헌의 타구는 평범한 뜬공 타구였지만 우익수 나성범과 콜플레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서로 타구를 미루는 장면이 포착됐지만 막판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김준완이 다시 한 번 다이빙 캐치로 겨우 타구를 걷어내면서 위기를
결국 김준완 1번 중견수 카드는 제대로 적중했고, NC는 역전 재역전의 혼란스런 상황에서도 분위기를 수습하며 1차전 승리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jhrae@osen.co.kr
[사진] 잠실=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