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1] '타순-수비-불펜' 김경문 지략, 다 통했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10.17 22: 31

포스트시즌 10번째 출장 기록을 갖고 있는 김경문 NC 감독이 명장다운 지략을 선보였다. 17일 열린 두산과 플레이오프 1차전 승부수로 띄운 카드가 모두 적중했다. 라인업, 수비 강화, 불펜 운용까지 완벽했다. 
김경문 감독은 1차전에 앞서 라인업 변화를 말했다. 시즌 내내 3번을 친 나성범을 2번으로 내세웠고, 3번 박민우-4번 스크럭스였다.
김 감독은 "마산에서 두산전 때 나성범을 2번에 내세웠는데 잘 쳤다"며 "나성범이 좀 더 편하게 쳤던 기억을 살려서 잘했으면 한다. 시즌 때 잘했다가 포스트시즌 때 가슴앓이 한 선수들이 있는데 작년에 나성범이 그랬다. 올해는 많이 준비했을 것이고, 와일드카드전부터 잘 풀어왔다"고 말했다. 

9월 12일 마산 두산전에서 나성범은 2번으로 나와 6타수 4안타 1홈런 3타점을 기록한 바 있다. 니퍼트가 선발 투수였고, 나성범은 니퍼트 상대로 1회 홈런을 터뜨리는 등 2루타, 단타 등 3타수 3안타를 때렸다. 
1번타자 겸 중견수로는 김준완이 출장했다. 김 감독은 "잠실구장은 외야 수비가 중요하다. 주자들이 한 베이스 더 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수비가 좋은 김준완의 선발 기용을 설명했다. 준플레이오프 4차전 외야 수비에서 흐름이 갈린 것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불펜 운영에도 변칙 카드가 준비돼 있다. 김 감독은 "정규 시즌과 달리 선발 투수를 길게 맡기기 보다는 불펜을 변화있게, 스피드하게 빨리 교체할 생각이다"며 "불펜 카드를 하나 보강했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뛰며 불펜으로 던진 맨쉽이 불펜 대기했다. 
2번 나성범 카드는 결과적으로 3번으로 옮긴 박민우가 0-1로 뒤진 4회 2사 후 역전 2타점을 만들었다. 나성범은 초반 범타로 물러났으나, 5회 1사 1루에서 안타로 징검다리를 만들었다. 이후 스크럭스의 역전 만루포가 터졌다.
6-5로 한 점 앞선 8회 2사 3루에서 두산은 2번 나성범을 고의4구로 회피, 가벼운 발목 통증으로 물러난 박민우 대신 대수비로 들어온 지석훈이 결정적인 적시타를 터뜨리는 '나비 효과'를 낳았다. 
수비 강화를 위해 내세운 김준완은 4회 '수퍼 캐치'로 팀을 구했다. 2-4로 뒤진 2사 1,3루에서 민병헌의 좌중간 2루타성 타구를 30m 넘게 달려가 다이빙캐치로 잡아냈다. 안타가 됐다면 2-6으로 뒤져 흐름을 내 줄 뻔 했다. 이날 승부처였다. 
김준완은 3회 1사 1루에서 진루타를 때렸고, 이후 득점에 성공했다. 호수비 이후 5회 니퍼트 상대로 1사 후 볼넷을 골라 역전 흐름을 만들었다.  
맨쉽 불펜 카드도 어느 정도 성공했다. 맨쉽이 선발 장현식에 이어 4회 2사 후 등판했다. 5회 비록 1실점했으나 1⅓이닝을 막아줘 필승조 부담을 덜어줬다. 이후 이민호가 1⅔이닝 무실점, 구창모가 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8회 7득점 빅이닝 덕분에 원종현, 임창민을 아낄 수 있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부진했던 김진성이 나와 1⅔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기분 전환을 한 것도 소득이었다. 김경문 감독의 완벽한 승리였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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