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슈퍼 캐치' 김준완, NC의 중견수 잔혹사 깬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0.18 05: 56

'더 캐치(the catch)'. 김준완(NC)이 KBO리그 가을 야구에 길이 남을 호수비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포스트시즌 내내 이어지던 NC의 중견수 잔혹사도 그가 깼다.
김준완은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서 열린 두산과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에 1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출장, 3타수 1안타 1볼넷 1도루 2득점을 기록했다. 물꼬를 제대로 튼 그의 활약을 앞세워 NC도 두산을 13-5로 누르고 1차전, 먼저 웃었다.
이날 김준완의 활약은 포스트시즌 내내 NC를 괴롭히던 중견수 침묵이 깨졌다는 점에서 또 하나의 의미가 있었다.단판 승부였던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만 해도 문제없어 보였다. 2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출장한 김성욱은 4타수 2안타 2득점으로 활약했다. 테이블세터에게 기대하는 모습을 십분 수행했다.

김성욱은 롯데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도 마찬가지로 2번타자 겸 중견수 역할을 수행했다. 이날 롯데 선발투수였던 조쉬 린드블럼 상대로 강했던 모습도 한몫했다. 김성욱은 세 시즌 통산 린드블럼 상대로 타율 3할7푼5리(16타수 6안타), 3홈런, 6타점, 6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막상 뚜껑을 열자 흐름은 완전히 딴판이었다. 김성욱은 3회 병살타 한 개 포함 3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뒤 7회 대타 이호준과 교체됐다. 김경문 NC 감독은 김성욱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2차전서는 그를 8번타순까지 내렸다. 하지만 2타수 무안타. 결국 이번에도 7회 대타 이상호와 교체됐다.
3차전부터는 '베테랑' 이종욱이 중견수로 나섰다. 이종욱은 2차전 9회 대타로 나와 좌중간 안타를 뽑아내며 관록을 뽐낸 바 있었다. 선발로 나서자 그 모습은 3타수 무안타로 잠잠해졌다. 4차전서도 리드오프 겸 중견수로 나섰지만 3타수 무안타.
김경문 감독은 4차전 1-7로 뒤진 8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준완을 대타로 내세웠다. 패색이 짙은 분위기에서 김준완의 경험치를 쌓는 의미가 강했다.
김준완은 이날 '인생투'를 선보인 린드블럼을 거듭 괴롭혔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지켜본 뒤 2구와 3구를 연신 커트했다. 조금씩 지쳐가던 린드블럼은 4구와 5구, 거푸 볼을 던지며 볼카운트 2B-2S까지 허용했다. 투투 피치, 김준완은 다시 세 차례나 파울 타구를 만들어냈다. 8구까지 끌어낸 것만으로도 칭찬할 대목이었으나 9구를 받아쳐 결국 좌선 2루타를 뽑아냈다.
이러한 집념은 시리즈 2승2패로 사실상 단판승부였던 5차전 선발 리드오프 자리로 돌아왔다. 김준완의 이번 포스트시즌 첫 선발 출장. 김준완은 1최 첫 타석에서 우전 안타를 때려내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3회에는 희생번트 성공. 5회에는 볼넷을 골라내는 등 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준플레이오프 5차전서는 대부분의 NC 타선들이 잘했으나 중견수 잔혹사를 깨어준 김준완도 빛났다.
무대를 옮겨 두산과 플레이오프 1차전. 김준완은 이번에도 1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출장, 3타수 1안타 1볼넷 1도루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물꼬를 터줘야 하는 역할을 십분 수행한 것.
가장 돋보인 곳은 타석이 아닌 수비에서였다. NC가 2-4로 뒤진 4회 2사 1·3루, 선발 장현식이 내려가고 제프 맨쉽이 소방수로 투입됐다. 맨쉽은 민병헌에게 큼지막한 타구를 헌납했다. 좌중간을 완전히 가를 법한 코스. 전력질주한 중견수 김준완은 마지막 순간 껑충 뛰어올라 타구를 잡았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모든 이가 탄성을 질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호수비였다.
만일 이 타구가 빠졌더라면 3루주자는 물론 1루주자 류지혁마저 홈인. 두산의 6-2 리드까지 벌어질 상황이었다. 두 점 차를 유지한 NC는 결국 중후반 경기를 뒤집으며 1차전 승리를 챙겨왔다. 김경문 감독도 경기 후 "김준완의 슈퍼 캐치가 승리 포인트다. 그가 MVP다"라며 극찬했다.
경기 후 김준완은 "확신이 들지는 않았지만, 한 번 해보자고 생각했다"라며 담담히 소감을 드러냈다. 경험이 많지 않음에도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하는 건 내려놓기에 잇었다. 그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에는 너무 이기고 싶었다. 이번에는 경기에 많이 나가는데, 시즌을 치르는 느낌이다. 부담은 없다"라며 성숙한 모습을 드러냈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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