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2] NC 불펜 6회 참사, 볼넷이 이렇게 무섭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0.18 22: 33

적지에서 2연승을 노렸던 NC가 믿었던 불펜 난조에 무너졌다. “볼넷이 이렇게 무서울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가 잘 드러났다.
NC는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7-17로 역전패했다. 1차전에서 상대 에이스이자 ‘NC 천적’인 더스틴 니퍼트를 무너뜨리고 13-5로 이겼던 NC는 이날도 경기 중반까지 앞서 나갔으나 6회 8실점을 하며 와르륵 무너졌다. 구창모, 제프 맨쉽, 원종현이라는 팀의 ‘믿을맨’들을 모두 투입시키고도 허용한 점수라는 점에서 충격은 더 컸다.
NC는 선발 이재학에 이어 4회 이민호가 마운드에 올라 2이닝을 막아냈다. 그 사이 5회 나성범의 2점 홈런으로 리드를 잡았다. 두산 선발 장원준을 무너뜨렸다는 점에서 기세가 올랐다. 이민호의 뒤를 이어 6회 마운드에 오른 선수는 좌완 구창모였다. 김재환 오재일이라는 두 좌타자를 상대하기 위해서였다. 구창모는 1차전에서 같은 임무를 탈삼진 2개로 완벽하게 수행했다.

그러나 이날은 제구가 문제였다. 선두 김재환을 상대로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존에 좀처럼 들어가지 않았다. 이어 오재일을 상대로도 볼넷을 내줬다. 풀카운트 승부에서 6구가 또 빠졌다. 최악의 상황이었다. NC는 부랴부랴 맨쉽을 투입했으나 맨쉽 또한 양의지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먼저 2S를 잡은 상황이라 더 아쉬웠다.
사실 때로는 폭발력이 적은 볼넷이지만, 장작이 쌓이기 시작하면 무섭다. 이날도 그랬다. KBO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의 경기 추적 시스템에 따르면 6회가 시작할 때 두산의 승리확률은 29%였다. 그러나 김재환의 볼넷으로 승리확률은 33.8%로 올라갔고, 오재일의 볼넷이 나오자 42.1%로 뛰었다. 양의지의 볼넷 때는 52.7%로 올라가며 오히려 두산의 승리 확률이 더 높아졌다. 무사 만루에서의 기대 득점이 보통 2.5점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2점차 리드가 의미 없는 상황이 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결국 흔들리던 맨쉽은 최주환에게 만루홈런을 얻어맞고 고개를 숙였다. 투심성 무브먼트의 공이었으나 확실하게 타자의 히팅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맨쉽의 떨어진 구위를 상징하는 공이었다. 맨쉽은 오재원에게도 큰 타구를 허용한 것에 이어 허경민에게 중전안타를 맞고 교체됐다.
아직 2점차라 희망은 있었다. 두산 불펜도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NC도 원종현 카드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원종현도 민병헌에게 몸에 맞는 공을 기록했고, 이어진 2사 1,2루에서 박건우에게 적시타를 맞은 것에 이어 김재환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하고 무너졌다. 점수는 순식간에 6-12로 벌어졌고, NC의 2차전 도전도 사실상 거기서 끝이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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