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에서 속절없이 무너졌던 두산 불펜이 2차전에서는 흔들리지 않았다. 함덕주(22)가 확실하게 중심을 잡은 것이 컸다. 두산 불펜의 전천후 에이스 카드로 활약할 것이라는 기대치를 충족시키고 있다.
두산은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4-6으로 뒤진 6회 대거 8득점을 한 타격의 집중력을 앞세워 15-7로 이겼다. 선발 장원준이 5⅓이닝 동안 6실점(5자책점)으로 다소 부진했으나 타선이 NC 불펜을 두들기며 홈 2연패라는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났다. 반대로 두산 불펜은 NC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으며 리드를 든든하게 지켰다. 함덕주가 그 중심에 있었다.
두산 불펜은 1차전 8회에 7실점하고 무너지며 고개를 숙였다. 이용찬 이현승 김명신 등 김강률을 제외한 팀의 불펜 에이스 카드들이 모두 출격했으나 NC 타선에 혼쭐이 났다. 이날도 6회 12-6으로 앞선 상황이기는 했지만 NC의 공격 이닝이 세 번 남아있다는 점에서 안심을 일렀다. 하지만 함덕주가 승리로 가는 든든한 다리를 만들었다.
두산은 4-6으로 뒤진 6회 1사 1루에서 김승회를 투입했다. 여기서 김승회가 모창민을 병살타로 요리하며 6회 반격의 발판을 놨다. 2루수 오재원의 영리한 수비가 돋보였다. 다만 김승회가 12-6으로 앞선 7회 스크럭스에게 솔로포를 맞았다. 점수차는 컸지만 NC의 불씨가 조금씩 살아날 수 있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두산은 2사 1루에서 함덕주 카드를 투입해 NC의 승리 가능성을 다시 떨어뜨렸다.
이날 이미 멀티히트를 쳐 타격감이 좋은 손시헌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7회를 정리한 함덕주는 8회 김준완을 유격수 뜬공으로, 신진호를 삼진으로, 박민우를 중견수 뜬공으로 깔끔하게 정리하며 1⅓이닝을 퍼펙트로 막았다. 그 사이 두산은 7회 3점, 8회 2점을 뽑아내며 쐐기를 박았다.
함덕주는 1차전 당시에도 선발 니퍼트에 이어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몸을 풀었다. 2차전까지 합쳐 2⅓이닝 무실점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NC에 강했던 함덕주를 선발투수의 뒤를 이어 고비 때 투입시키겠다는 복안을 드러냈고 함덕주는 이런 벤치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하고 있다. 두산의 시리즈 키 플레이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