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CS4] '기사회생' 컵스, 2004년 보스턴의 기적을 꿈꾼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0.19 13: 17

'리버스 스윕' 기적은 시카고 컵스에게도 허락될까. 일단 그 발판은 마련했다.
컵스는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서 열린 LA 다저스와 '2017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을 3-2로 승리했다. 솔로포 다섯 방을 주고받은 공방전. 미소지은 건 컵스였다.
마운드에서는 제이크 아리에타가 빛났다. 챔피언십시리즈 첫 선발등판한 아리에타는 6⅔이닝 3피안타(1피홈런) 5볼넷 9탈삼진 1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컵스는 이날 승리로 벼랑 끝에서 한 발 물러섰다. 시리즈 전적 3패로 내몰렸던 컵스는 기사회생하며 숨통을 텄다. 물론 여전히 남은 세 경기서 1패만 더하더라도 월드시리즈 티켓은 물거품이 된다. 여러 모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컵스라고 기적을 꿈꾸지 말란 법은 없다. 지난해 컵스는 그야말로 '역전의 명수'였다. 다저스와 챔피언십시리즈, 1승2패로 열세에 놓였던 컵스는 4차전부터 6차전까지 3연승을 달리며 4승2패, 역전을 거뒀다.
진땀 승부 끝에 밟은 월드시리즈 무대에서도 1승3패로 내몰린 상황이 연출됐다. 하지만 벼랑 끝에서 3연승으로 염소의 저주를 풀어냈던 컵스다. 사령탑 조 매든 감독부터 그 저력을 잊지 않고 있다.
지난해까지 7전4선승제 챔피언십시리즈에서 1~3차전 3연패를 당한 팀은 모두 36차례. 그 중 4연승으로 리버스 스윕을 일궈낸 건 2004년 보스턴이 유일하다. 당시 보스턴은 3연패 후 4연승으로 뉴욕 양키스를 누르고 월드시리즈에 올라 86년 만에 밤비노의 저주를 깬 바 있다. 컵스로서는 2.8%의 확률에 도전해야 하는 셈이다.
여전히 산술적으로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그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오늘 승리는 의미가 있다. 이날 전까지 올 포스트시즌 6연승을 내달리던 다저스의 흐름을 한풀 꺾었다. 비록 홈런을 제외하면 점수를 뽑아내지 못했지만 올 포스트시즌 20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던 바에스가 연타석 아치를 그린 것도 반갑다.
이제 다시 로테이션은 한 바퀴 돈다. 컵스는 존 레스터와 호세 퀸타나, 카일 헨드릭스 카드를 내세울 수 있다. 클레이튼 커쇼, 다르빗슈 유가 차례로 나설 다저스 마운드가 여전히 무시무시하지만 승부를 못 걸어볼 상황은 아니다.
4차전에 앞서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보스턴의 리버스 스윕에 대해 "그건 일생에 한 번 있을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팀은 없다"라며 자신감 섞인 농담을 건넸다. 로버츠 감독은 당시 보스턴 선수로 기적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탠 바 있다. 로버츠 감독의 말 그대로다. 기적에 가까운 리버스 스윕은 일생에 한 번 있을 법한 일이다. 하지만 그 기적을 만들 가능성은 컵스에게 아직 남아있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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