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이대로” 최정의 2018년 벌써 시작됐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0.20 06: 05

최고의 성적을 냈지만 만족은 모른다. 올해 팀과 리그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최정(30·SK)이 다시 뛴다. 목표는 ‘AGAIN 2017’이다.
최정은 1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재개된 팀 훈련에 참가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시즌 내내 체력소모가 커 운동 강도가 높지는 않지만 손에서 방망이를 놓지 않고 있다. 조금 여유를 부려도 될 시기인데, 행동과 말에서 그런 기색을 찾아보기 어렵다.
개인 최고의 성적을 낸 한 해였다. 최정은 올해 시즌 130경기에서 타율 3할1푼6리, 46홈런, 11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11이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을 남겼다. 역대 KBO 리그를 주름잡은 3루수 중 단일시즌 기준 최정보다 많은 홈런을 친 선수는 없었다. 2년 연속 40홈런 고지를 밟았음은 물론 개인적으로도 지난해 세웠던 자신의 최다 홈런-타점 기록을 모두 뛰어넘었다.

시즌 막판 종아리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면 꿈의 50홈런에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개인적인 성적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고 말하는 최정이다. “50홈런을 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팀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탈락한 것은 못내 아쉬운 기색이다. 최정은 팀 성적에 대한 이야기에는 연신 “시즌이 너무 일찍 끝났다. 아쉽다”는 말을 반복했다.
좋은 시즌을 보냈지만 한 가지 잊지 못할 기억도 있다. 최정은 “시즌 막판 심리적인 측면에서 흔들렸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최정은 “종아리 부상과는 별다른 관계가 없었다. 하지만 타율은 3할2푼 정도로 마무리하고 싶었던 욕심은 있었다. 그래서 홈런보다는 안타 생산에 좀 더 초점을 맞췄는데 오히려 둘 다 안 됐다. 그 부분이 유일하게 아쉽다”고 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발전하는 최정의 성적에 이 또한 긍정적인 자양분이 될 수 있다. 아쉬움 하나가 남았기에 내년 발전도 기대된다. 최정은 내년 목표에 대한 섣부른 질문에 “내년에도 이 정도 성적만 냈으면 좋겠다”고 소박한(?) 바람을 드러냈다.
말은 쉬워 보이지만, 난이도는 엄청나게 높다. 3할에 40홈런 이상, 100타점 이상을 2년 연속 유지한 타자들은 KBO 리그 역사를 통틀어서도 많지 않다. 하지만 최정의 능력과 성실함을 잘 아는 SK의 코칭스태프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역시 홈런왕 출신인 박경완 코치는 “(작년에 비해) 6개를 더 쳤으니 내년에는 52개를 치고 내후년에는 이승엽의 기록을 깨라”고 덕담을 했다. 최정도 말없이 미소를 지었다.
최정도 이를 알기에 예년보다 훈련 페이스를 조금 당기고 있다. 안주하는 순간 떨어진다는 것을 몸으로 잘 알고 있다. 현실적으로는 내년 시즌을 끝으로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취득한다는 점도 있다. 내년 시즌이 끝나도 최정은 만 31세다. 올해만한 활약이라면 첫 FA 당시 세웠던 4년 총액 86억 원 이상의 대우는 확실시된다. 최정의 2018년 시계가 힘차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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