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3 승부처] 해커 악송구, 박민우 멘붕 주루사…자멸한 NC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10.20 22: 24

NC는 완전히 자멸했다. 수비 실책 이후 만루포로 응징을 받았고, 어이없는 본헤드 주루사가 경기 흐름을 완전히 넘어가게 했다.
NC는 20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3-14로 완패를 당했다. 이로써 NC는 시리즈 전적 1승2패로 플레이오프 탈락 위기에 몰렸다.
NC는 1회부터 위태로웠다. 해커의 제구가 온전치 않았다. 류지혁, 박건우에 연속 볼넷으로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초반에는 호수비로 경기가 넘어가는 것을 막았다. 김재환의 타구를 2루수 박민우의 슬라이딩 캐치로 걷어냈고 이를 병살타로 연결시켜 1회를 마무리 지었다. 2회에도 선두타자 오재일의 우익선상 2루타성 타구를 1루수 재비어 스크럭스의 점프 캐치로 잡아내 아웃카운트를 추가했다.

그러나 흐름은 여전히 NC에 불리했다. 박세혁에 몸에 맞는 공을 내준 뒤 최주환에 중전 안타를 맞아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1회와 같은 양상으로 흘렀다. 그러나 2회에는 1회와 같은 수비가 나오지 않았다. 호수비가 해커를 도왔는데, 해커는 스스로 실책을 범하며 경기 흐름을 넘겨주기 시작했다.
2회초 1사 1,2루에서 오재원을 투수 땅볼로 요리했다. 후속 처리가 깔끔하다면 병살로 이닝을 마무리 지을 수 있던 상황. 타구가 느렸기에 최소 아웃카운트 1개라도 추가할 수 있던 순간이었다. 그러나 KBO리그 투수 중 수비력이 좋은 편에 속하는 해커가 실수를 했다. 타구를 잡은 해커는 곧장 2루로 송구했다. 그런데 이 송구가 베이스 커버를 들어온 유격수 손시헌이 잡을 수 없는 곳으로 향했다. 결국 악송구가 선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2루 주자가 3루를 돌아 홈을 밟았다.
실책을 범한 해커는 자멸했다. 계속된 1사 1,2루에서 허경민에 우전 안타를 내주며 1사 만루 위기에 봉착했고, 민병헌에 밋밋한 133km 체인지업을 초구에 던지다 우월 그랜드슬램을 내줬다. 0-5로 초반 승기를 완전히 내줬다. 해커의 악송구 실책이 걷잡을 수 없는 결과로 이어졌다.
NC 타선은 그래도 끊임없이 추격했다. 5실점 이후 2회말 2점을 추격했고, 3회초 오재일에 솔로포를 내준 뒤 3회말 1사 만루에서 손시헌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만회했다. 4회초 다시 1점을 내주면서 점수는 3-7로 벌어졌다. 그래도 NC 타선의 기세라면 4점은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었다.
실제로 4회말 선두타자 박민우가 좌전 안타로 출루하면서 추격 기회를 잡았다. 두산 선발 마이클 보우덴도 끌어내렸다. 하지만 어이없는 본헤드 플레이가 추격의 희망을 접게 했다. 나성범이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그런데 이 때 1루 주자였던 박민우가 스킵 동작을 취한 뒤 2루로 내달렸다. 태그업을 하고 2루까지 진출해야 했던 상황이었는데, 박민우는 앞뒤를 생각하지 않고 2루만 바라봤다. 두산 수비진도 어리둥절했지만 곧장 정신을 차리고 중계플레이를 실시했다. 박민우도 아차 싶었는지 뒤늦게 상황을 파악해 1루로 귀루했지만 두산의 중계플레이가 1루까지 먼저 도달한 뒤였다. 박민우는 태그 아웃 당하며 어이없게 아웃카운트 2개가 추가됐다. 두산을 흔들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사실상 사라졌고, NC의 분위기는 차갑게 식었다. 2사 후 나성범이 안타를 때렸지만 식은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았다.
결국 6회초, NC는 살아난 두산 타선을 제어하지 못한 채 7실점, 3차전마저 패배와 마주해야 했다. 투수진이 대량 실점을 했지만 NC의 이날 패배는 수비와 주루에서 자멸한 결과였다. /jhrae@osen.co.kr
[사진] 창원=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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