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깜짝 선발’ 정수민, NC의 난세 영웅을 노린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10.21 06: 06

결국 이제는 ‘난세의 영웅’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다. 한국시리즈로 향하는 티켓이 점점 멀어지고 있는 NC 다이노스가 깜작 선발 카드인 정수민을 통해 대반전을 노리고 있다.
플레이오프 시리즈 전적 1승2패로 뒤지게 된 NC다. 20일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에이스인 에릭 해커를 내고도 3-14로 완패를 당했다. 투타, 공수 모두 철저하게 짓눌렸다. NC의 야구를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NC 입장에서는 플레이오프 3경기 동안 투수력을 모두 쏟아붓고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김경문 감독의 계산과는 완전히 어긋나 버렸다. 3차전이 끝난 뒤 김경문 감독은 “해커가 그렇게 빨리 무너질 줄은 몰랐다”는 말로 난감했던 3차전을 복기했다.

결국 4차전에서 사활을 걸어야 하는 입장이 됐다. 제프 맨쉽이 불펜으로 완전히 전환이 되면서 NC의 플레이오프 선발진에 대한 의구심은 증폭됐다. 장현식-이재학-해커의 선발진으로 3차전까지 꾸렸지만, 4차전 선발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은 커져만 갔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선발로 나섰던 최금강에 대해선 “최금강이 두산을 상대로 힘들어 했다. 상황에 맞춰서 원포인트 투수로 활용할 것이다”는 말로 최금강의 선발 배제를 알린 바 있다.
3차전 미출장 선수로 미루어보아 장현식이 1차전 선발 등판 이후 3일 휴식을 취하고 다시 선발 마운드에 오르는 것으로도 예상됐지만, 김경문 감독은 4차전 선발로 장현식이 아닌, 의외의 카드인 정수민을 선발로 나서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다.
3차전 직후 김경문 감독은 정수민을 선발 투수로 내세우는 배경에 대해서 “정수민은 앞으로 우리 팀에서 선발로 던져야 할 선수다. 사실 2차전에 안 던지게 하고 나오게 하려고 했는데, 공을 조금 던지게 됐다”는 말로 정수민의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을 나름대로 계획하고 있었음을 전했다.
정수민의 선발이 확정되고 난 뒤, 상대인 두산 김태형 감독도 의외이인 하나, 예상치 못한 것은 아님을 밝혔다. 김 감독은 “의외이긴 하다”면서도 “정수민이 우리를 상대로 잘 던진 적이 있다. 구창모가 3차전에 등판해서 ‘정수민이 4차전 선발로 나올 수도 있다’고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제 공은 정수민에게 넘겨졌다. 정수민은 올해 포스트시즌, 2경기에 나섰다. 준플레이오프 4차전 1경기 등판해 1이닝 무실점, 플레이오프 2차전 등판해 1이닝 2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의 말과 기억은 틀리지 않았다. 정수민은 두산전에 강했다. 올 시즌 9월13일 경기에 구원 등판해 4⅓이닝 2피안타(1피홈런) 2볼넷 6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친 바 있다. 지난해 역시 두산전 1경기 등판해 5⅓이닝 6피안타 4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통산 두산전 2경기 평균자책점 0.93(9⅔이닝 1자책점)의 성적을 남겼다.
정수민에게 실낱같은 희망을 걸어봐야 할 NC다. 올 시즌을 완전히 마감해야 할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이기에 정수민이 ‘난세의 영웅’이 되어주기를 바라고 있다. 정수민에 대한 기억은 좋은 편. 지난 시즌에도 에릭 해커의 팔꿈치 부상 공백 때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 팀을 지탱한 바 있다. 당시에도 정수민은 구멍난 NC 선발진의 난세 영웅이었다.
NC에 가장 이상적이고, 모두가 바라는 시나리오는 정수민이 선발 투수로 최소한의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2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물이 오를 대로 오른 두산 타선을 정수민이 어떻게 억제할 지는 지켜봐야 한다.
물론 김경문 감독은 “5차전 선발 투수도 없다. 모든 투수들을 다 당겨서 활용해 5차전까지 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로 투수 총력전을 예고했다. 정수민이 선발 투수가 아닌 그저 첫 번째 투수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깜작 선발이라고 볼 수 있는 정수민의 벼랑 끝 등판. 과연 정수민은 난국의 NC에서 난세 영웅으로 등극할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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