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78구 강판’ 보우덴, 김태형 감독의 기준 있는 뚝심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7.10.21 06: 07

'무조건' 믿지 않는다. 두산 베어스의 김태형 감독이 믿음의 기준을 설명했다.
두산은 20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7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맞대결에서 14-3으로 승리했다. 2승 1패.
이날 두산은 선발 투수로 마이클 보우덴이 등판했다.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던 보우덴은 매타석 힘겹게 타자들을 상대했고, 결국 3이닝 6피안타 4볼넷 4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총 투구수는 78개.

비록 흔들렸다고는 하지만, 앞선 경기보다 다소 빠른 타이밍의 교체였다. 1차전과 2차전에서 김태형 감독은 선발 니퍼트와 장원준이 5⅓이닝 6실점(5자책)으로 부진했지만, 약 100개 정도까지의 공을 던지도록 했다. 
NC가 선발 조기 강판이라는 승부수를 보였던과는 다소 대조적인 모습. 김태형 감독은 "NC는 불펜이 좋다. 후반기에 다소 지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리그에서 가장 강하다고 할 수 있다"라며 "불펜에 비해 선발이 다소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니 불펜을 조기에 투입해 승부를 걸 수 있다"고 봤다. 
이어서 김태형 감독은 "우리는 불펜보다는 선발 투수가 좋은 팀이다. 선발 투수가 5회 이전에 내려가면, 2~3이닝을 막기가 힘들다. 선발이 2~3점 정도 주더라도 이닝을 더 끌고 가야한다"며 "니퍼트와 장원준 모두 공이 괜찮았다. 다만 NC의 타격감이 좋았다"고 봤다.
아무리 공이 좋은 것으로 판단했어도, 단기전에서 실점을 한 만큼, 필승조를 투입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보다 굴뚝 같았을 것이다. 계산이 다소 어긋났지만, 김태형 감독은 그래도 최대한 선발 투수를 최대한 믿고 끌고 가는 뚝심을 보인 것이다. 김태형 감독은 보우덴에 대해서도 "공을 던지는 것을 지켜봐야하겠지만, 5이닝 정도는 소화해줬으면 한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그러나 보우덴은 팀이 7-3으로 앞서 있었지만, 길게 마운드를 지키지 못했다. 보우덴의 공이 좋지 않았다는 판단이었다. 이날 보우덴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6km/h. 몸 상태가 100%였을 당시 148~149km/h가 나왔던 것을 고려하면2~3km/h 떨어진 숫자다. 여기에 제구까지 흔들렸다. 
결국 보우덴은 78구에서 역할이 끝났다. 일찌감치 불펜을 투입하는 강수를 두더라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보우덴에 이어 함덕주가 마운드에 올랐고, 함덕주는 2⅔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고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 "함덕주의 조기 투입이 승리를 잡은 요인"이라며 "보우덴이 부담을 가진 것 같다"고 밝혔다.
4점 차 리드 속 3이닝 3실점. 겉으로 봤을 때는 보우덴에게 좀 더 힘을 실어줬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날 보우덴은 김태형 감독의 '기준'을 넘어서지 못했고, 다음 등판을 기다릴 수밖에 없게 됐다. /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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