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토마스, 연장 끝에 더 CJ컵 초대 챔프...PGA 투어 7승째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7.10.22 15: 51

 국내에서 벌어진 첫 미국프로골프(PGA) 정규 투어 대회이자 2017-2018 시즌 PGA 투어 세 번째 대회 ‘더 CJ컵@나인브릿지’의 초대 우승컵은 미국의 저스틴 토마스에게 돌아갔다. 최종라운드에서 정규 18홀을 돌고도 모자라 연장까지 가는 명승부 끝에 가려진 귀한 우승자였다. 
2017 시즌 페덱스컵 우승자 저스틴 토마스는 22일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나인브릿지 컨트리클럽(파72, 7196야드)에서 열린 더 CJ컵@나인브릿지(THE CJ CUP@NINE BRIDGES, 총상금 925만 달러-104억 5900만원, 우승상금 166만 달러-18억 7700만 원) 최종라운드에서 호주의 마크 레시먼과 연장 승부를 펼친 끝에 PGA 투어 개인 통산 7번째 우승, 시즌 첫 우승을 차지했다. 레시먼은 2006년 5월 코리안투어 지산리조트오픈 우승으로 우리나라 골프팬들에게도 낯익은 인물이다.
저스틴 토마스는 PGA 투어 첫 연장전이었고, 레시먼은 2015년 디오픈 이후 갖는 2번째 연장 승부였다.

연장 1차전부터 극적이었다. 레시먼의 드라이버 샷이 우측으로 크게 휘어 페어웨이 우측에 설치 된 돌담과 카트도로 사이에 공이 떨어졌다. 샷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못 돼 무벌타 구제를 받은 레시먼은 방풍림 사이를 뚫는 그림같은 샷을 날렸다. 큰 박수를 받으며 페어웨이로 돌아온 레시먼은 세번째 샷을 깔끔하게 그린에 올리면서 분위기를 되살렸다. 
레시먼이 드라이버샷 실수로 위기를 자초한 사이 토마스의 드라이버 샷도 우측으로 휘어 러프지역에 떨어지는 바람에 1차전에서 승부를 매조지할 기회는 무산 됐다. 
그러나 불안불안하던 레시먼은 연장 2차전에서 헤어날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투온을 노린 우드샷이 그린에 미치지 못하고 해저드에 떨어졌다. 상대의 실수를 지켜 본 토마스는 그러나 '지키는' 경기를 하지 않았다. 자신의 플랜대로 투온을 노리는 우드샷을 날렸고, 공은 어김없이 그린에 올랐다. 둘의 연장 승부는 2합을 겨룬 끝에 토마스의 승리로 귀결 됐다. 
최종라운드였지만 15번홀까지는 좀처럼 우승 후보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다. 3라운드까지 미국의 저스틴 토마스와 스콧 브라운이 9언더파 공동 선두를 달렸지만 최종라운드 시작과 동시에 전날까지의 순위는 의미가 없어져 버렸다. 
스콧 브라운은 4, 5번홀에서 연속 더블 보기를 범하며 우승권에서 일찌감치 떨어져나갔고 저스틴 토마스도 파5 3번홀에서 티샷을 좌측 숲속으로 날리며 더블보기를 범했다. 이 샷으로 3라운드까지의 어드밴티지는 모두 사라지고 원점 승부가 새로 펼쳐졌다. 
초반 실수도 있었지만 ‘1,000만 달러의 사나이’ 토마스가 회복도 빨랐다. 파5 9번홀에서 첫 버디에 성공하더니 파4 10번홀에서는 웨지로 올린 세컨샷을 홀컵 30cm 거리에 붙였다. 파4 11번홀에서는 드라이버샷이 좌측 갤러리 지역으로 휘었지만 이미 많은 갤러리들이 러프를 밟아 놓은 상태라 큰 어려움 없이 핀 1.2미터 거리에 어프로치 샷을 보낼 수 있었다. 세 홀 연속 버디로 분위기를 되살린 토마스는 그러나 파3 13번홀 보기로 무한질주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챔피언조보다 한 조 앞서 출발한 호주의 마크 레시먼도 라운드가 진행되면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부상했다. 출발이 좋았다. 1, 2번 연속 버디로 단박에 선두가 됐다. 하지만 레시먼도 5~8번홀에서는 3개의 보기, 9~14번홀에서는 3개의 버디를 얻어내는 시소게임을 펼쳐 홀로 뻗지는 못했다. 
챔피언조로 출발한 인도의 아니르반 라히리도 저력이 있었다. 라히리는 바람부는 나인브릿지가 요구하는 가장 교과서적인 게임 운영을 했다. 파5 3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내고 파5 12번홀에서 또 버디를 잡았다. 그 사이 보기는 없었다. 여기까지라면 이날의 강력한 우승후보였다. 그러나 라히리는 파4 코스인 14, 15번홀에서 보기와 더블보기를 범해 우승 후보에서 탈락했다. 
호주의 캐머런 스미스는 착실하게 자신의 경기를 펼치다 보니 어느새 우승권에 포함 된 케이스였다. 10번홀까지 버디 2개, 보기 2개로 이븐 플레이를 하고 있던 스미스는 11, 12번홀 연속 버디로 8언더파를 만들어 놓았다. 이 때만해도 선두권은 아니었지만 9언더파로 선두를 달리던 토마스와 레시먼이 타수를 잃으면서 공동 선두가 됐다. 
결국 파5 18번홀에서 승부가 가려지는 상황이 됐다. 후보는 저스틴 토마스, 캐머런 스미스, 마크 레시먼으로 좁혀졌다. 
가장 먼저 스미스가 18번홀 버디 실패로 물러났다. 스미스는 3온 전략으로 버디를 노렸으나 공은 홀컵에 떨어지지 않았다. 8언더파 단독 3위로 만족해야 했다. 
레시먼은 과감한 투온 전략을 썼다. 261야드 거리에서 페어웨이 우드로 때린 공이 핀 5미터 지점에 딱 올랐다. 이글이면 우승이 결정적인 상황. 그러나 레시먼의 공은 홀컵을 지나 1미터 지점으로 흘러갔다. 버디에는 성공했지만 토마스의 결과를 기다려야 했다. 
공격적인 장타자 토마스도 세컨샷에서 그린을 직접 공략했다. 231야드에서 때린 공이 홀컵 3미터 거리의 오르막 퍼팅 지점에 떨어졌다. 그러나 토마스의 퍼팅감각도 1라운드 같지는 않았다. 이글 퍼트가 홀컵을 살짝 비켜났다. 18번홀 버디로 9언더파가 됐지만 우승자를 가리기 위해 레시먼과 함께 연장전을 펼쳐야 했다. 
우리나라의 김민휘는 초반 출발은 좋았지만 파4 10번홀 더블 보기의 충격파를 맞고 진격을 멈췄다. 4라운드 이븐파 종합성적 6언더파로 단독 4위에 올랐다. 안병훈도 초중반홀에서는 3연속, 2연속 버디로 맹추격했지만 파3 13번홀에서 벙커 벽 러프 지역에 떨어진 공을 빼내는데 실패하면서 무너졌다. 13번홀에서 트리플보기를 기록한 안병훈은 최종합계 4언더파로 공동 11위에 랭크 됐다. /100c@osen.co.kr
[사진] 저스틴 토마스(위)와 마크 레시먼이 더 CJ컵@나인브릿지 최종라운드에서 힘찬 드라이버샷을 날리고 있다. /서귀포=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