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①] '희생부활자' 감독 “조선족 동포 악역 설정, 어쩔 수 없었다”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7.10.24 15: 37

곽경택 감독이 판타지 스릴러라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했다.
영화 ‘친구’로 전성기를 맞은 곽경택 감독은 이후 다양한 범죄 액션 영화를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그의 이번 신작 ‘희생부활자’는 판타지적 요소가 가미된 미스터리 스릴러로, 그간의 곽경택 감독 영화와는 조금 다른 결을 가지고 있다.
'희생부활자'는 전 세계 89번째이자 국내 첫 희생부활자(RV) 사례로, 7년 전 강도 사건으로 살해당한 엄마가 살아 돌아와 자신의 아들을 공격하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스릴러. 박하익 작가의 ‘종료되었습니다’라는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는 희생부활자라는 독특한 소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곽경택 감독은 최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희생부활자’를 만들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저를 계속 괴롭혔던 것이 비슷한 장르의 ‘닥터K’ 때 인생에 기억에 남을 만한 최악의 순간들을 경험했던 것이다. 또 판타지 스릴러를 했다가 스스로 내 목을 쪼면서 살아야 할까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소설 제일 초반을 읽었을 때 흡입력이 대단했다. 저도 시나리오 제안 받은 작품들이 많은데 읽어보면 잘 안 넘어가는 것이 많다. 그런데 그 글은 받자마자 몰입을 하게 되더라. 이 몰입감을 영화 속에 넣는 것이 도전이겠다 생각해서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영화가 나오는 것이 3년 만에 나와서 그렇지 촬영한 것이 2년 전이었다. ‘극비수사’ 때는 ‘친구2’에서 하도 폭력적인 것과 잔인한 것으로 어필하려는 내가 마음에 안 들어서 그런 점을 다 빼고 찍은 거고 그걸 하고 나니 그동안과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 때 발견된 것이 ‘희생부활자’였다”고 덧붙였다.
시나리오를 18번을 고쳤다는 곽 감독은 그 이유에 대해 “여전히 지적받고 있는 결말 부분에 대한 것이 고민이었다. 신선한 소재로 시작했다가 너무 진한 모성의 휴머니즘으로 끝나는 것이 불편했던 사람도 많았는데 저 또한 그것을 가지고 가면서 세련되게 끝내기 위해 계속 고쳐나갔던 것 같다”며 “박하익 작가님에게 죄송하기도 한데 책에서는 엄마와 아들설정과 RV만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영화도 소설도 그렇고 끝에 주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글로써 남기셨던 주제의식을 다 바꿔버린 것 같아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최근 영화 속 조선족 동포를 그리는 방식에 대한 여러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희생부활자’에서도 조선족 동포가 악역으로 나오는 것에 대해 곽경택 감독은 “사실 사회적으로 보면 마이너들이 나쁜 일에 휩쓸리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도 그쪽에서 오신 분들이 강력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 보니 한국 영화에서 이런 설정들을 많이 다루고 있는 것 같다”며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사람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차이나타운의 공간 같은 것도 포기할 수 가 없었다. 영화는 그럴듯하게 만들어야하는데 이런 것들을 너무 생각하다보면 그럴 수 없다. 언젠가 내가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으면 그 때 제대로 하고 싶다. 미안함은 그 때 갚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mk3244@osen.co.kr
[사진]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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