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유희열과 음원차트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7.10.25 14: 43

'유희열의 스케치북'=역주행?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이 역주행의 사례의 좋은 예로 자리 잡고 있다. 볼빨간사춘기부터 멜로망스까지 개성 있는 뮤지션 발굴의 장이 됐다. 이 영향력이 음원차트로도 이어지면서 '유희열의 스케치북'이 갖는 가치가 재발견됐다.
올해엔 윤종신과 멜로망스가 역주행 기적의 주인공이 되면서 가요계의 핫이슈로 떠올랐다. 윤종신과 멜로망스 모두 특별한 홍보 없이 음악의 힘으로 1위를 이끌었다는 점이 이례적이다. 그리고 이 역주행의 발단에는 '유희열의 스케치북'이 있었다.

지상파와 케이블을 대표하는 음악방송이 일주일 내내 방송되고 있지만, 사실상 음악방송과 음원차트의 상관관계는 없는 편이다. 음악방송 1위를 하는 곡이 음원차트에서는 순위권 밖인 경우도 종종 있고, 방송의 순위와 차트의 순위는 차이가 크다. 지상파 3사와 케이블채널 엠넷의 음악방송이 컴백 홍보의 장은 될 수 있지만 차트로 이어지는 실질적인 영향력은 떨어진다고 볼 수 있는 것.
이례적으로 '유희열의 스케치북'만큼은 차트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방송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볼빨간사춘기부터 윤종신, 멜로망스까지 방송의 영향을 톡톡히 받았다.
볼빨간사춘기는 지난해 새로운 '역주행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앞서 지난 2014년 걸그룹 EXID의 '위아래'가 역주행 열풍을 일으키며 팀을 살려냈는데, 그때와는 또 다른 방식이었다. '유희열의 스케치북' 출연 이후 '우주를 줄게'가 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하기 시작한 것. 볼빨간사춘기는 이후로 '믿고 듣는 뮤지션'의 입지를 다졌고, 발표하는 곡마다 차트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올해의 비슷한 사례가 윤종신과 멜로망스다. 윤종신과 멜로망스는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해 '좋니'와 '선물'이 주목받기 시작했고, 이후 SNS를 통해서 라이브, 커버 영상 등이 퍼지면서 영향력이 차트까지 옮겨진 것. 이 곡들은 발매 당시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방송 출연 이후 차트 상위권에 자리 잡았다. 결국 탄력을 받아 차트 1위를 기록하기도 했고, 꾸준히 인기를 얻으면서 롱런까지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팬덤에 의해 만들어진 1위가 아니라 노래의 힘으로 탄탄하게 쌓아올린 인기다.
다른 음악방송과는 다른 포맷의 '유희열의 스케치북'이 갖는 가치다. 아이돌 위주의 음악방송이 아닌, 특색 있는 뮤직 토크쇼로 9년 가까이 이어질 수 있었던 저력이기도 하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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