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콜롬비아] '베테랑'의 귀환...신태용호를 춤추게 한 이근호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7.11.10 21: 57

이근호가 돌아왔다. 한국 축구 역시 살아났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FIFA 랭킹 62위)은 10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서 열린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13위)와 A매치 평가전서 손흥민의 2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신태용 감독 부임 이후 치른 A매치 4경기(2무 2패)서 승리를 맛보지 못했던 한국은 만났던 국가 중 FIFA 랭킹이 가장 높은 콜롬비아를 상대로 첫 승을 거두며 반전 계기를 마련했다.

대반전을 약속한 신태용 감독은 콜롬비아전에서 완벽하게 달라진 전술을 선보였다. 이날 신태용 감독은 자신을 상징하는 변형 스리백을 포기하고 포백을 꺼냈다. 김진수-장현수-권경원-최철순이 포백을 형성했다. 오른쪽 측면이 주 포지션인 고요한이 중앙 미드필더로 기성용과 호흡을 맞췄다. 측면 날개엔 이재성과 권창훈이 배치됐다. 
이날 가장 큰 변화는 공격진에 있었다. 신태용 감독은 최근 부진하던 손흥민을 살리기 위한 새로운 투톱을 선보이며,, 손흥민은 콜롬비아전서 측면이 아닌 최전방 공격수로 시켰다. 그리고 손흥민을 지원하기 위해 '베테랑' 이근호가 투톱 파트너로 택했다. 이 선택은 적중했다.
이근호는 경기 초반부터 매서운 모습을 보였다. 그의 전매특허인 크로스가 돋보였다. 이근호는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콜롬비아의 수비를 흔들었다. 이근호가 돌파하자 손흥민에게 공간이 생겼다. 자연스럽게 좋은 기회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근호의 크로스는 공격에 날카로움을 부여했다. 전반 4분 고요한의 슈팅도 이근호의 발 끝에서 나왔다. 살아나기 시작한 공격은 결국 선제골로 연결됐다. 전반 11분 이근호는 오른쪽 측면 돌파 이후 대각선 크로스를 날렸다. 권창훈의 몸을 맞고 흐른 볼을 손흥민이 잡아 골로 연결했다. 골의 주인공은 손흥민이었지만, 시발점은 이근호였다.
이근호는 크로스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돌파도 선보였다. 이근호의 돌파에 콜롬비아 수비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근호는 전반 38분 김진호의 크로스를 잡아 강력한 헤더 슈팅으로 연결했다. 그는 전반 40분에도 최철순의 패스를 받았으나 아쉽게 상대 선방에 무산됐다.
이날 경기 전 이근호는 “항상 대표팀에 올 때 중요성을 느낀다. 매우 중요한 위치이기 때문에 어깨가 무겁다”며 “단순한 평가전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실전에 대비하는 것처럼 준비해야 한다”고 결연한 각오를 밝혔다  그는 “이번 평가전에서도 한 발 더 뛰는 축구를 할 것이다. 과거 한국축구의 장점도 그랬다. 이 부분을 더 신경 써서 경기에 임한다면 경기력은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근호는 자신의 각오를 실력으로 보여줬다. 전반 막바지 그라운드에 쓰러진 이근호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이정협과 교체됐다. 짧다면 짧은 45분의 시간. 하지만 이근호는 그 시간안에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며 한국 축구를 살렸다. /mcadoo@osen.co.kr
[사진] 수원=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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