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위한 강행군' 롯데의 마무리캠프 풍경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11.13 16: 15

여기저기서 곡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절반가량 소화한 롯데의 마무리캠프 풍경은 여전히 강행군이다. 미래를 위해선 지금의 강행군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통상 마무리캠프의 훈련 강도는 정규시즌을 앞둔 스프링캠프보다 높다. 주전급 선수들이 참가하는 스프링캠프가 정규시즌을 대비해 경기 체력을 만드는 과정이라면 마무리캠프는 그동안 기회를 받지 못했거나 정규시즌 다소 부진했던 선수들, 그리고 앞으로 기대를 모으는 선수들이 참가해 기량을 향상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그렇기에 마무리캠프에 참가한 선수들은 1군 코칭스태프가 합류한 가운데 더욱 이를 악물고 할 수밖에 없다.
롯데의 마무리캠프도 비슷한 과정 속에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시작한 마무리캠프의 훈련 스케줄은 다소 빡빡하게 돌아가는 편. 5일 훈련-1일 휴식 턴을 한 차례 소화한 뒤 4일 훈련-1일 휴식 턴, 이후 3일 훈련-1일 휴식으로 훈련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다소 여유 있어 보이지만 오전 10시에 시작해 추가 훈련까지 보통 4시 30분까지 이어지는 강행군이 보름가량 이어지면서 여기저기서 곡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선수들의 얼굴도 수척해졌고, 오키나와의 따가운 햇살 아래서 얼굴이 시커멓게 탄 선수들이 대다수다.
이날 13일에는 오전에 내린 빗줄기로 인해 훈련 스케줄이 다소 조정됐다. 그러나 훈련 강도는 약해지지 않았다. 김민재 수비 코치와 정보명 타격 보조 코치가 때려내면서 쉴 새 없이 수비 펑고가 이어졌고, 수비 훈련 도중 콜 플레이가 제대로 되지 않았을 때에는 쪼그려 뛰기도 실시했다. 중간 중간 쉬는 시간의 선수들에게서 나지막한 곡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는 것은 당연했다.
이번 마무리캠프 주장을 맡고 있는 내야수 신본기는 수비 펑고 도중 다이빙캐치를 시도하다가 입술 윗부분에 상처도 생겼다. 신본기는 “아무 생각 없이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고 말하며 훈련 강도를 짐작케 했다. 이번 마무리캠프 귀국 이후 곧장 결혼식을 올리는 내야수 황진수도 “마무리캠프 출발 전에 맞춰놓은 턱시도가 있는데, 아마 한 치수 작게 다시 맞춰야할 것 같다”고 말하며 고된 훈련의 성과(?)를 밝혔다. 포수 나종덕은 "지난해보다 더 힘든 것 같다"고 전했다. 
조원우 감독은 “선수들이 올라오기 위해서는 조금은 힘들게 훈련을 해야한다"면서도 "마무리캠프 절반가량 캠프를 소화했는데, 그래도 선수들이 잘 따라와 주는 것 같다”고 말하며 강한 훈련 강도에도 이를 소화하고 있는 선수들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승관 타격코치는 “감독님이 좋게 분위기를 만들어주려고 하시는데, 그래도 선수들이 지금은 눈도장에 들어야 하는 시기니까 더 심각하게 야구를 하는 것 같다”며 훈련 분위기를 전했다.
대신 코칭스태프는 훈련 보조원들과 함께 손수 야구장 땅을 고르고, 공을 정리하는 등 선수들을 지원하고 있다.
롯데의 약한 선수층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선수들, 그리고 코칭스태프들 역시 현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지금의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 /jhrae@osen.co.kr
[사진] 오키나와(일본)=조형래 기자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