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20홈런’ 에반스, 두산이 품은 외인 재계약 딜레마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7.11.14 06: 00

과연 닉 에반스(31·두산)는 내년에도 두산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까.
지난해에 이어 KBO유니폼을 입은 에반스는 올 시즌 138경기에서 타율 2할9푼6리 27홈런 90타점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지난해  재계약 성공을 이끌어냈던 118경기 24홈런 타율 3할8푼의 성적과 큰 차이 없다. 아울러 2년 연속 비슷한 성적을 거두면서 비교적 꾸준하게 제 몫을 해준다는 것도 검증됐다.

포스트시즌에서 에반스는 극과극의 활약을 펼치며 두산을 울고 웃겼다. NC와의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는 5타수 1안타로 침묵한 반면, 한국시리즈에서는 4경기에서 타율 3할8리 1홈런 3타점으로 활약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1차전에 결장했던 그는 2차전에서는 무안타로 침묵했다. 3차전 홈런을 시작로 4차전 멀티히트, 5차전 적시타로 기세를 이으며 자존심을 간신히 회복할 수 있었다.
꾸준한 활약을 펼쳤던 에반스지만, 두산으로서는 재계약을 선뜻 내놓기 어려운 입장이다. 무엇보다 수비 포지션이 걸린다. 에반스의 주 포지션은 1루수다. 그러나 1루수 자리에는 오재일이 있다. 오재일은 올 시즌 128경기에서 타율 3할6리 26홈런 89타점으로 활약했다. 지명타자로만 외국인 타자를 쓰기에는 다소 아쉬운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아울러 FA 시장에 따른 변화도 지켜봐야한다. 올 시즌 두산의 내부 FA로는 외야수 민병헌이 나왔다. 만약 두산이 민병헌을 잡지 못할 시 외국인 타자로 외야수를 고려해볼 수도 있게 된다.
그렇다고 선뜻 에반스와 재계약을 포기하기도 쉽지 않은 입장이다. 무엇보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 뛰었던 두산은 타이론 우즈 이후 지독한 외국인 타자 악몽에 시달려 왔다. 마이클 쿨바, 이지 알칸트라, 맷 왓슨, 호르헤 칸투, 잭 루츠, 데이빈슨 로메로 등 수 많은 타자가 두산을 거쳐같지만, 지금의 에반스만큼의 활약을 해준 타자는 없었다. 또한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가운데 2년 연속 2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냈다는 것은 '펀치력'이 분명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올 시즌 에반스의 연봉 총액은 68만 달러(약 7억원)으로, 가성 대비 성적이 나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일단 두산은 김태룡 단장이 현재 마무리 캠프가 진행 중인 일본 미야자키로 넘어갔다. 김태룡 단장은 김태형 감독과 함께 외국인선수, 2차 드래프트 등 내년 시즌 구상을 한 뒤 본격적으로 움직임을 보여줄 예정이다. / bellstop@osen.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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