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과 다르다"…'신과함께', 웹툰의 정수 담은 변주의 자신감 [종합]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11.14 12: 12

대한민국에 신드롬을 일으킨 원작 웹툰의 정수는 살리고, 새로운 재미는 더한 영화 '신과 함께'가 스크린을 찾아온다. 
14일 서울 건대 롯데시네마에서는 영화 '신과함께'(김용화 감독)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김향기, 이정재와 김용화 감독이 참석했다.
'신과함께'는 대한민국에 신드롬을 일으킨 최고 인기 웹툰의 영화화로 제작 단계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얻었던 작품이다. 그러나 수많은 원작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신과함께'를 영화로 옮기는 일은 쉽지만은 않은 작업이었다. 

김용화 감독은 "저도 '신과함께'의 열독자 중에 한 명이었다. 스토리 안에 있는 통찰력이나 감정을 보고 저도 충격을 받을 정도로 배울 점이 많았다. 처음에 제작자 분이 물어보시길래 '저한테 연출을 맡기신다고 하면 저조차도 납득이 안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드라마로 이승편, 저승편을 하면 어떠냐고 조언을 드렸다"고 당초 '신과함께' 연출을 거절했던 사연을 밝혔다.
그러나 김 감독이 '미스터고'를 연출하고 돌아와서도 '신과함께'는 제작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결국 원작의 힘에 매료된 김용화 감독이 '신과함께' 영화화에 소매를 걷었다. 김용화 감독은 "미스터고를 찍고 돌아오니 무려 시나리오를 30고를 쓰셨더라. 그래서 저승차사와 진기한의 이야기를 합쳐서 2시간 동안에 감정과 스토리를 합쳐서 할 수 있겠다는 제안을 드렸고, 주호민 작가님께 보여드렸다. 주호민 작가님이 영화로서의 '신과 함께'는 흔쾌히 존중한다고 하셔서 용기 내서 조심스럽게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원작과 영화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뼈대는 같지만 완전히 다른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김용화 감독은 "원작의 인물과 스토리 구조 등은 모두 같다고 보시면 된다. 다른 점이라는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영화는 한정된 시간 안에 제가 원하는 감정을 잘 전달해야 하니까 원작에 있는 요소들이 아주 극대화 됐다는 게 다른 점이라면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원작을 사랑하는 저로서도, 원작을 안보신 관객들도 모두 만족을 시켜야 하는 게 제 숙명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하정우는 영화 속에서 망자의 환생을 책임지는 삼차사의 리더이자 변호사 강림 역을 맡았다. 원작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진기한 캐릭터는 하정우가 맡은 강림 역으로 스토리가 흡수돼 선보여진다. 하정우는 "원작 웹툰에서는 진기한이라는 캐릭터가 있는데, 영화에서는 강림이 진기한의 임무까지도 수행을 한다. 그러면서 김자홍과 같이 재판을 헤쳐나가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저승차사로 사는 고충도 컸다는 하정우는 "오랜 기간 저승사자로 살기가 힘들었다. 주로 세트 촬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계절이 변화하는 것도 느끼지 못했다. 건강검진을 받으러 갔는데 비타민 D가 이렇게까지 없냐며, 앞으로 몇년간은 6개월에 한번씩 주사를 맞아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주지훈은 망자와 차사들을 호위하는 일직차사 해원맥을 맡았다. 하정우는 주지훈에 대해 "원작을 봤을 때 실사로 했을 때 누가 어울릴까 감독님과 굉장히 많이 대화를 나눴다. 원작에서는 서늘한 캐릭터에서는 영화에서 해원맥이 된 주지훈은 위트있고 어눌한데 서늘한 부분이 있다. 분명히 주지훈의 매력이 캐릭터와 만나면 시너지가 나겠다고 생각했다"고 주지훈의 매력을 자랑했다. 
김향기는 강림과 함께 망자를 변호하는 월직차사 덕춘 역을 맡았다. 19년 만에 나타난 정의로운 망자 김자홍은 차태현이 맡았다. 차태현은 "'사랑하기 때문에'라는 영화를 찍을 때 우연히 '신과함께' 원작을 보게 됐는데 '하'권만 2권이 있어서 너무너무 답답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 일주일 있다가 시나리오를 받게 됐다"며 "제가 웹툰을 영화화 해봐서 아는데, 웹툰을 영화화하는 게 정말 힘든 일이다. 그런데 2편을 같이 만들어서 나중에 개봉한다는 것도 정말 신기했고, 웹툰과 시나리오가 굉장히 다르게 각색됐다는 것에 대해서 전 좋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별출연인 이정재는 염라대왕으로 특별출연 이상의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정재는 "연기를 오래하긴 했다는 생각을 했다. 어떻게 하다 보니 이런 역할까지 하게 됐나 싶었다"며 "처음에는 김용화 감독님이 우정 출연을 제안하셔서 하겠다고 했다. 아주 작은 역할이라 짧으면 하루, 길면 이틀이라고 했다. 분명히 우정 출연이라고 했는데 2편까지 나왔다. 무려 30회차나 찍었다. 심지어 모든 홍보 일정에 집어넣었다. 우리 우정이 이렇게나 깊었나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신과함께'는 특히 한국 영화에서는 드물게 1, 2편을 동시에 찍는 이례적인 도전을 했다. 보통 1편이 성공하고 나서, 1편의 주역들이 다시 모여 2편을 제작했던 관행과 달리 '신과함께'는 처음부터 1,2편을 동시에 촬영했던 것. 하정우는 "굉장히 경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편을 찍고 개봉 후 또 2편을 찍으려면 낭비라고 생각한다. 여기 계신 배우 분들의 스케줄도 그렇고, 그 사이에 노화가 진행될 수도 있다. 향기 같은 경우는 성장이 진행될 수도 있다"며 "무려 촬영만 11개월만 진행했다. 같은 공간에서 1편 분량을 찍고 나면, 이어서 2편 분량을 찍었다. 처음 3개월 정도는 너무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원작이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만큼, '신과함께'는 공개 후 뜨거운 감자가 될 수도 있음직하다. "원작과 영화가 다르다"라고 감독이 설명한 만큼, 원작과는 다른 변주의 영화를 예상할 만하다. 논란과 기대 중심에 선 김용화 감독은 "감독이기 전에 원작을 좋아하는 독자다. 원작에 훼손을 주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다만 원작은 8권의 방대한 이야기지만, 영화는 2시간에 원작의 매력의 정수를 담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신과함께'는 저승에 온 망자 김자홍(차태현)이 그를 안내하는 저승 삼차사와 함께 49일 동안 7개 지옥에서 재판을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주호민 작가의 동명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국 영화계에서는 최초로 1, 2편을 동시에 제작했고, 총 제작비만 해도 300억 원이 투입된 초대형 작품이다. 오는 12월 20일 국내에 개봉한다. /mari@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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