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공감 안돼"..'사온', 어쩌면 가장 속상할 서현진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7.11.15 11: 00

'또 오해영'으로 '로코퀸'이라는 수식어를 공고히 했던 서현진이 "연애하고 싶어진다"라고 말할 정도로 애정을 드러냈던 '사랑의 온도'다. 자신이 연기하는 현수는 보통의 여자이기 때문에 훨씬 더 공감되길 바란다고도 했었다. 그렇기에 종영을 앞두고 혹평을 얻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가장 속상할 사람도 서현진일 듯 하다. 
서현진은 SBS 월화드라마 '사랑의 온도'에서 작가 이현수 역을 맡아 양세종, 김재욱, 조보아 등과 연기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랑의 온도'는 사랑을 인지하는 타이밍이 달랐던 여자 현수와 남자 정선(양세종 분)의 만남과 이별, 그리고 재회를 담고 있는 드라마로,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상류사회', '닥터스' 등의 하명희 작가가 집필을 맡아 방송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서현진의 '사랑의 온도' 사랑은 각별했다. '식샤를 합시다2', '또 오해영', '낭만닥터 김사부' 등 무려 3연타 성공을 이뤄낸 서현진은 시청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호감형 배우'다. 조연부터 주연까지, 꽤 오랜 시간 동안 탄탄하게 쌓아올린 연기 내공이 바탕이 됐다. 수수하고 단아한 매력 역시 서현진의 장점이다. 

이 덕분에 서현진은 각 방송사에서 러브콜을 숱하게 받았다. 특히 '낭만닥터 김사부' 성공 이후 SBS에서 서현진의 위상이 달라졌고, 이 때문에 수많은 작품 캐스팅 1순위로 거론이 됐다. 그런 가운데 서현진이 '사랑의 온도'를 선택한 것. 꽤 오래 전부터 출연을 결정 지었던 서현진은 방송 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감성을 섬세하게 다루는 드라마이기에 개인적으로 어렵지만 모험과 도전을 하고 싶어 선택을 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현수는 보통의 여자다. 나이도 있어서 적당히 간도 본다. 직진하지 않는다"라며 "저는 너무 착하기만 한 캐릭터를 싫어한다. 드라마 속에서 현수의 이야기가 34살까지 펼쳐지는데 그 나이대는 사랑을 해봐서 간도 본다. 그래서 훨씬 더 공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동경할 수 없을지는 몰라도 불편하더라도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연애 세포가 마른 느낌이었는데, '사랑의 온도' 대본을 읽고 사랑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스스로는 걱정이 많이 된다고 했지만, 목소리와 표정에서는 즐거움과 자신감이 묻어났다. 그만큼 서현진이 '사랑의 온도' 그리고 현수를 사랑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초반만 해도 '사랑의 온도'는 조금은 색다른 멜로 드라마가 될 것 같은 분위기를 형성했다. 5년 전엔 몰랐던 사랑을 헤어진 후에야 깨달았고, 그래서 5년 후에 그 사랑에 올인하는 현수의 모습은 분명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잘못된 선택을 하고 또 후회를 하면서 자신의 진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이 담백하게 그려졌기 때문. 간혹 손발이 오그라드는 대사나 상황이 등장하긴 했지만 로코를 표방하는 멜로 드라마가 보여주는 '애교' 정도로 생각하면 크게 문제될 건 아니었다. 
그런데 중반쯤 현수와 정선이 사랑을 확인한 이후부터 뻔하디 뻔한 전개가 이어졌다. 박정우(김재욱 분)와의 삼각관계가 본격화됐기 때문. 정우에 선을 긋고 정선에 '직진 사랑'을 보여주는 현수였지만, 시청자들은 애매하게 여지를 준다는 느낌을 적지 않게 받았다. 이 때문에 어느 순간 일명 '어장관리'가 아니냐, '민폐 캐릭터'라는 쓴소리도 쏟아졌다. 
최근에는 자신의 가정사를 모두 드러내지 않는 정선에게 "벽이 느껴진다", "왜 사랑하는데 더 외롭냐"고 하소연을 하더니 급기야 지난 방송에서는 "같이 살자"라고 프러포즈를 하는 정선을 밀어냈다. 5년 동안 후회를 하면서 정선만 생각해왔던, 그래서 더는 이 사랑을 놓치지 않겠다고 하던 현수가 맞나 싶을 정도로 캐릭터가 심하게 흔들린 모습이었다. 
현수의 감정이 맥락 없이 진행이 되다 보니 모든 행동들이 '공감제로'가 되고 만 것. 방송 말미 지난 날을 떠올리며 정선에게 달려가는 현수의 모습 역시 공감도 이해도 안 된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서현진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정확한 발성, 풍부한 표정과 감정 등 자신만의 장기를 살려 연기를 해주고 있다. 그렇기에 이 같은 상황이 더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parkjy@osen.co.kr
[사진]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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