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 '연기밖에 모르는' 이재균의 특별했던 2017년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7.12.12 15: 48

배우 이재균에게 2017년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쁜 한 해였다. 올초 연극 '청춘예찬'을 시작으로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그야말로 '열일'을 했다. 최근 MBC 드라마 '20세기 소년소녀' 촬영을 마친 후에도 연극 '블라인드' 연습으로 바쁜 나날을 보냈던 이재균은 "필사적으로, 최선을 다해" 작품에 임하고 있다며 연기자로서의 열정을 뿜어냈다. 
연극 '블라인드' 개막을 앞두고 인터뷰를 위해 만난 이재균은 "새벽 4시까지 연습을 했다"며 여전히 고민이 많은 표정을 지었다. 인터뷰 후에도 곧바로 공연 연습을 가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현재 이재균의 머리 속에는 연극 '블라인드'만이 가득했다. 
연극 '청춘예찬'과 영화 '박화영', '세트 플레이', tvN 드라마 '명불허전', '아르곤',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 MBC '20세기 소년소녀'까지, 이재균이 올 한 해 출연한 작품이다. '박화영'으로 지난 10월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기도 했다. 

"'청춘예찬'을 하고 영화 두 편을 찍었다. 또 5월부터는 드라마 네 개를 했다"고 설명한 이재균은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최근 종영된 '20세기 소년소녀'와 '박화영'을 꼽았다. '박화영' 촬영을 위해 한 달 정도 부산에 있었다는 이재균은 평소 여행 경험이 많지 않아 쉬는 날이면 바다 구경을 하며 지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박화영' 촬영은 연극을 하는 것 같았다. 감독님과의 워크샵이 굉장히 길었다. 제가 맡은 역할이 굉장히 난폭하다. 때리고 욕하는 악의 축이었다. 그래서 사전 워크샵이 중요했다. 그렇게 오랜 시간 감독님과 많이 만나다 보니 정말 많이 돈독해졌다."
'박화영'에서 극악무도한 악역을 했다면 또 다른 영화 '세트 플레이'에서는 나른한 분위기의 남자 주인공을 맡았다. 러닝타임이 1시간 40분 정도되는데, 본인이 안 나오는 신은 단 하나 밖에 없었다고. 게다가 졸립고 나른한 얼굴이었으면 좋겠다는 요구에 잠을 하루에 두 시간만 자고 씻지도 않고 촬영장에 갔을 정도라고. 이재균은 그 때를 떠올리며 "재미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20세기 소년소녀'에 함께 출연했던 한예슬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이를 묻자 이재균은 "되게 털털하고 상대를 편안하게 대해준다. 제가 맡은 역할이 뭐든지 '예, 누나'라고 하는 캐릭터라서 편하게 촬영했다"라고 대답했다. '20세기 소년 소녀' 홍콩 촬영으로 첫 해외 여행을 경험하게 됐다는 이재균은 "나중에 여행을 간다면 눈을 보고 싶어서 알래스카를 가보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리고 이재균은 자신이 출연했던 연극 '엘리펀트송'과 뮤지컬 '뉴시즈'를 관람하러 온 배우 수애와 '청춘예찬' 공연 후 함께 술을 마셨다는 배우 박해일에 대한 애정을 듬뿍 드러냈다. 특히 박해일에 대해서는 "연기적으로 최고의 반열에 올랐는데도 순수하게 연기에 대한 얘기를 하시는 모습이 굉장히 존경스러웠다"며 같이 연기 호흡을 맞추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재균의 절친은 현재 SBS 드라마 '의문의 일승'에 출연중인 배우 전성우다. 두 사람은 다수의 연극, 뮤지컬에 함께 출연하며 돈독한 우정을 쌓아왔다. 이재균은 "본방송은 못 보고 클립 영상으로만 성우 형 나오는 걸 봤는데 귀여운 척을 하더라.(웃음)"라고 농담을 하더니 "성우 형과 집이 가까운 편이라 자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술을 마시곤 한다"고 설명했다. 
활동적인 성격은 아니라 가끔 PC방에서 게임을 하는 것 외에는 집에서 고양이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전부라는 그다. 하지만 연기에 있어서는 가리는 것 하나 없이 많은 도전을 하고 싶은 마음이란다. 이재균은 "오디션을 한 100번은 본 것 같은데, 가장 좋은 컨디션 안에서 할 수 있는 좋은 것이라면 다 하고 싶다. 최근에는 평범한 삶을 그리는 드라마나 영화를 해보고 싶다. 평범함 속에서 공감할 수 있는, 일상적인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재균은 현재 연극 '블라인드' 무대에 오르고 있다. '블라인드'는 시각을 잃고 세상과 단절된 청년 루벤과 몸과 마음이 상처로 가득한 여자 마리가 만나 마음으로 서로를 느끼며 교감하는 사랑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이재균은 앞 못 보는 청년 루벤 역을 맡아 박은석과 번갈아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정말 필사적으로, 열심히 만들고 있다. 원작 영화가 줬던 감정들을 표현하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하고 있다. 루벤은 18살인데, 은석이 형보다는 제가 그 나이에 더 가까우니까 유리하다고 생각한다.(웃음) 은석이 형은 동반자다. 둘 다 발등에 불 떨어져서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 /parkjy@osen.co.kr
[사진] 손용호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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