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옵션’ SK-정의윤, 진통 끝 합의점 찾았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2.07 17: 08

다소 더디게 흘러갔던 SK와 정의윤(31)의 줄다리기가 결국 옵션 비중을 높이면서 합의점을 찾았다. 정의윤은 원했던 4년 계약을 따냈고, SK는 옵션 비중을 높여 위험부담을 줄였다.
SK는 7일 “정의윤 선수와 4년, 총액 29억원(계약금 5억 원, 연봉 총액 12억 원, 옵션 12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2015년 7월 LG와의 3대3 트레이드 당시 SK 유니폼을 입은 정의윤은 생애 첫 FA 자격 행사를 마무리했다.
사실 순탄한 협상은 아니었다. SK는 팀의 ‘4번 구멍’을 메운 정의윤의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오버페이’는 하지 않겠다는 내부 전략을 세웠다. 팀에 외야 자원들이 성장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올해 FA 시장에는 대어 외야수들이 많아 정의윤의 시장 입지가 다소 좁을 것이라는 점도 SK의 전략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SK는 FA 자격 공시를 전후해 정의윤과 2~3차례 만남을 가졌고, 여기서 정의윤에게 조건을 제시했다. 첫 제시는 4년 보장 계약이 아니었다. 이에 전체적인 계약 규모가 쪼그라들었다. 정의윤으로서도 쉽게 받을 수 없는 조건이었다. 논의가 공전됐고, 11월 말까지 이렇다 할 진전이 없었다. 정의윤도 지난 3일 뒤늦은 결혼식을 올려 개인적으로도 바쁜 상황이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양쪽 모두 전기가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외부 상황에서 정의윤을 영입할 만한 팀은 마땅치 않았다. 이에 SK는 최근 정의윤과 다시 만나 협상 세부 조건을 조율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합의점은 옵션에서 찾았다. 계약기간을 4년으로 하는 대신, 대거 옵션을 걸었다. 결국 4년간 연봉 총액과 옵션 금액이 같아졌다.
정의윤은 4년간 계약금 포함 17억 원을 보장받았다. 첫 제시액보다는 계약기간과 총액이 모두 높아졌다. 대신 SK는 옵션이라는 안전장치를 넣었다. 연봉과 같은 금액의 옵션을 넣어 합리적인 수준에서 계약을 마무리했다. 정의윤은 자신의 활약에 따라 4년간 29억 원을 가져갈 수도 있지만, 만약 옵션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12억 원은 받을 수 없다. SK는 정의윤이 옵션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부진을 겪더라도 4년 17억 원만 지급하면 돼 위험부담이 크지 않다.
옵션 세부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SK는 그간 FA 선수들과 옵션 계약을 맺을 때 아주 까다로운 조건을 걸지는 않았다. 대부분 건강하게 한 시즌을 뛸 경우 옵션을 따낼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었다. 그러나 건강만으로 쟁취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 정의윤으로서는 나름대로의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어렵게 합의점을 찾은 양자가 윈윈에 이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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