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감독 빼고 다 바꾼 KIA, 무엇을 지향하는가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7.12.08 14: 01

KIA 수뇌진이 대폭 바뀌었다. 허영택 단장이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빈자리에는 조계현 수석코치가 단장으로 영전했다. 수석코치 자리에는 정회열 퓨처스 감독이 이동했고, 박흥식 타격코치가 퓨처스 지휘봉을 잡았다. 김기태 감독을 제외하고 단장, 수석코치, 2군 감독이 새 얼굴이다. 통합 우승과 동시에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 
가장 큰 변화는 야구단 독립 사장이 생긴 것이다. KIA 구단은 2001년 8월 해태 타이거즈를 인수한 이후로 기아자동차 사장이 구단 사장과 구단주 대행까지 겸직했다. 이번 시즌까지 17년 동안 이어진 체제였다. 기아자동차 사장이라는 힘이 있어 그룹내에서 외풍도 막고 야구단 지원도 유리한 측면이 있었다. 
다만 야구단의 큰 그림을 그리기에는 미흡한 점이 있었다. 굴지의 기업인 기아자동차를 이끄는 사장은 업무가 방대해 야구단에 신경쓸 여력이 부족하다. 야구 행정에 능한 허영택 사장 체제가 되면서 일사불란하고 보다 짜임새 있는 KIA 야구단의 비전과 미래를 설계하고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조계현 단장의 부임도 그 연장 선상에서 현장 지원, 운영 및 육성 체계의 재정비를 뜻한다. 선수 출신 단장들의 장점은 현장에 대한 이해력과 선수 수급력이다. 김기태 감독을 비롯해 선수단 지원을 보다 치밀하게 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전력 보강 방향, 스카우트 및 육성 체계 등 미래를 준비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야구를 아는 단장은 선수 수급에서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이 가능해진다. 
김기태 감독은 새로운 정회열 수석코치의 보좌를 받는다. 정 수석이 1년 선배이고 어릴 때부터 친한 사이이다. 감독의 야구 철학과 운영 방침을 잘 알고 있어 호흡 걱정은 할 일이 없을 것이다. 정 수석은 추진력을 갖췄고 조정 능력도 뛰어나다. 2군의 젊은 선수들을 이끌면서 선수들과의 교감 능력도 좋다. 이제 2인자로 감독과 함께 야전에서 1군을 이끌어야하는 중요한 배역을 맡았다. 
박흥식 감독 체제로 바뀐 퓨처스 팀은 1군에서 필요로 하는 자원을 공급하는 보급역이다. 박 감독은 선수들을 가르치는 것을 좋아한다. 그에게 놓여진 과제가 만만치 않다. 아직은 부족한 선수층을 두껍게 만들어야 한다. 당장은 마운드 예비군과 내외야 백업 요원들을 준비해야 한다. 아울러 조계현 단장의 지휘 아래 육성시스템을 완비하는 일도 중요하다. 
KIA의 당면 과제는 내년 시즌 정상 수성이다. 설령 정상을 지키지 못하더라도 상위권 팀으로 꾸준히 자리를 지키는 일도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전례없는 KIA 타이거즈 수뇌진의 대폭 변화는 KIA 미래를 살찌우고 진정한 명문으로 가는 밑그림이라고 볼 수 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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