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②] 김무열 “장항준 감독의 유쾌함·강하늘의 친화력에 감동”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7.12.09 10: 20

영화 ‘기억의 밤’은 장항준 감독의 9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 유쾌함의 대명사인 장항준 감독이 스릴러를 만든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이 의아함과 궁금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뚜껑을 열어 본 ‘기억의 밤’은 ‘천재 스토리텔러’라 불리는 장항준 감독의 장기가 그대로 묻어나 있는 작품이었다.
특히 이 작품에서 돋보이는 것은 주연배우인 강하늘과 김무열의 연기. 극 중 비밀을 간직한 형제로 분한 두 사람은 다층적인 스토리 안에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ᄁᅠᆺ 펼치며 최고의 연기를 보여줬다.
김무열은 최근 서울 삼청동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강하늘과 장항준 감독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작품을 선택하는 데 있어 장항준 감독에 대한 믿음도 있었다는 그는 9년 동안 작품을 하지 않고 있던 장항준 감독의 어떤 부분에 끌렸냐는 질문에 “과거에 쓰셨던 작품에 대한 믿음이었고 9년간의 공백에 대한 것에서는 기대감이 컸다. 장항준이라는 감독이 예전에 충무로에서 신동, 천재 작가라는 이야기를 들으실 정도로 각광을 받으셨고 검증된 작품들도 많았다. 9년의 공백기가 있었지만 그 증거가 제게는 이 ‘기억의 밤’이라는 책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9년의 공백기에서 감을 잃지 않았을까에 대해서는 감독님이 먼저 이야기를 꺼내셨다. 자기가 오래 쉬었기 때문에. 근데 그걸 받아들이셨고 제 말이나 하늘이 말이나 스태프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셨다. 나중에는 스태프들이 능동적으로 의견도 내고 많이 참여 했다. 반대로 생각하면 감독님이 9년 동안 준비하셨기 때문에 더 단단해지셨을 수도 있다”고 신뢰를 보였다.
강하늘의 데뷔작인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부터 강하늘과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해온 김무열은 강하늘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강하늘에 대해 “애늙은이 같다. 그런데 점점 무르익어 가고 있는 것 같다. 하늘이 19살 20살 때 처음 봤다. 그 때도 김광석 노래를 좋아했다. 저보다 옛날 노래를 더 좋아한다. 그런 감성에서 오는 것이 있다. 한 마디를 해도 또래들이랑 하는 것이 다르다. 자신만의 세계관이 확장되어 가고 깊어지는 것이 느꼈다. 좋은 배우가 되어가고 있구나 싶었다. 좋은 인간인 건 다들 너무 잘 아시니까”라며 애정을 보였다.
극 중 강하늘과 다정한 형제로 분한 김무열은 “다정한 건 불편했고 친한 게 편했다.(웃음) 글자들이 현장에서 제 몸에 부딪히는 것이 느껴질 때가 있다. 시나리오에 나오는 대로 연기하려고 하면 부딪히는 느낌, 흔히 말하는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이 있다. 그런 부분들을 감독님과 하늘이와 이야기를 하면서 고쳐나갔다. 그래서 하늘이와 하는 연기들은 애드리브 성으로 하는 대사들이 많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는 “좋은 애드리브이었다고 생각하는 게 초반에 하늘이가 머리 때리지 말라고 뇌세포 죽는다고 하는 대사는 애드리브였다. 제가 머리를 툭 치고 지나가는 것이 애드리브였고. 저도 장난하는 식으로 안 죽는다고 하고 받고. 준비한 애드리브냐고 물어봤는데 그냥 한 거라더라. 진짜 잘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무열은 미담 제조기 강하늘의 미담을 하나 더 추가했다. 그는 “현장에서 스태프들이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다녔는데 하늘이가 스태프들에게 스케이트 보드 선물을 했다더라. 촬영 시작할 때 모니터 뒤에서 감독님과 이야기를 하는데 하늘이는 그 자리에 없다. 어디갔나 보면 조명 팀들 사이에 서서 놀고 있고. 그렇게 스스럼없이 여기저기 다니면서 스태프들이랑 농담 한 두 마디 하고. 그런 것들이 사실 배우와 스태프 간의 관계를 다지는 것에 도움을 줬다. 감독님의 유쾌함과 하늘이의 친화력이 촉매제가 됐다. 거기에 저는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mk3244@osen.co.kr
[사진] 메가박스 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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