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알쓸신잡2'의 정체성은 유시민이다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17.12.09 13: 30

 tvN 예능프로그램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2'(이하 알쓸신잡2)의 기둥이자 정체성은 단연 유시민이다.
'알쓸신잡' 1편에 이어 2편은 유시민에 더욱 무게 중심을 둔 느낌을 준다. 그 만큼 유시민의 박학다식함과 그것을 쉽게 풀어 들려주며 다른 박사들의 이야기를 한데 이끌어내고 또 끌어모으는 능력이 탁월하다. 
지난 8일 방송된 7회에서는 천안과 아산을 여행하는 다섯 박사들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박사들은 천안의 명물인 호두과자부터 조선의 위인들까지 다양한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이야기는 어사 박문수에서부터 과학자 장영실, 영조와 사도세자, 열사 유관순 등으로 이어졌다.

유시민은 세상을 통달한 듯한 어른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듯 시청자들에게 듣는 재미를 안겨준다. 이날 방송에서는 "300명 이상의 어사가 있었지만 왜 박문수만 기억되고 있을까"라며 "수백 명의 어사가 있었지만 어사들도 성균관 출신, 같은 파벌 같은 게 있었다. 그런데 박문수만큼은 똑바로 일을 한 거다. 일이 해결되면 '박문수가 다녀갔구나'라고 마을 사람들이 알게 됐을 정도다"라고 설명했다.
유시민은 또 노비 출신의 천재 과학자 장영실이 가마가 부서진 일로 곤장을 맞고 쫓겨난 일을 두고 "타임머신 타고 가면 나는 세종대왕한테 '장영실한테 왜 그랬어요'라고 물어보고 싶다"고 말해 공감을 자아냈다.
사도세자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유시민은 아버지 영조와 아들 사도세자의 관계가 틀어진 이유에 대해 아버지의 기대와 아들의 재능이 맞지 않은 케이스라고 설명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이에 뇌과학자 장동선이 추가 설명해 더욱 이해를 도왔다.
마지막으론 유관순 열사와 3.1 만세 운동의 비하인드스토리가 이어졌다. 유시민은 "당시 한국 3.1운동의 영향으로 중국 5.4운동이 일어났다"면서 "그런 3.1운동의 정신이 촛불시위로까지 연결됐다. 그때는 태극기 이번엔 촛불. 외세에 대한 저항이기에 태극기, 우리 내부적인 문제라서 촛불이다"라고 덧붙였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문제들. 예전에도 겪었지만 지금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은 많은 사안들을 옛 위인들을 통해 상기시키고 오늘날의 우리를 되돌아보게 한다.
그리고 이 문제 제기의 중심에는 유시민이 있다. 문과적 소양에 감성적인 접근까지. 백과사전 같은 지식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전달되며 그의 진정서 있는 경험은 보는 이의 마음을 흔든다. 이날 박사들은 '어렸을 때 가장 좋았던 기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유시민은 "내가 육남매라 밤 되면 여기저기 쓰러져서 잔다. 정확히 몇 살 때인지 모르겠는데 큰누이부터 쭉 누워있는데 자는 날 아버지가 안아주고 옮겨주는데 잠이 깼는데 정말 좋았다. 그래서 계속 자는척 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유희열은 "눈물 나려고 한다"고 말한 뒤 끝내 눈물을 쏟았다. 이런 유희열의 눈물에 공감을 보이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가만히 보고있으면 내가 별 것을 다 알게되는 프로그램', '우리 아들도 나중 나중에 저렇게 기억해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지식과 감성 두 가지를 모두 전달해주는 유시민이다. /nyc@osen.co.kr
[사진] tvN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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