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국] 골 넣고 돕고 연계까지...'원톱의 정석' 김신욱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7.12.09 18: 20

"손흥민 파트너로서 나만의 옵션과 색깔이 있다."
장신 공격수 김신욱(전북 현대)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9일 오후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서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구 동아시안컵)' 1차전서 중국과 2-2로 비겼다. 전북 현대 듀오 이재성과 김신욱이 나란히 1골 1도움 활약을 펼쳤지만 웨이스하오와 위다바오에게 전후반 1골씩 실점하며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대회가 아니라 주장 기성용(스완지 시티)을 비롯해 손흥민(토트넘), 권창훈(디종),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황희찬(잘츠부르크) 등 유럽에서 활약하는 주축들이 모두 빠졌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6개월여 앞둔 한국으로서는 옥석을 가려내기 위한 좋은 무대였다. 부상 등으로 핵심 자원이 빠졌을 경우를 대비한 플랜B 실험도 필요했다. 
특히 지난달 콜롬비아, 세르비아와 A매치서 맹활약한 손흥민과 권창훈이 빠진데다가 이근호(강원FC)와 윤일록(FC서울)까지 컨디션 저하로 선발 제외되며 남은 공격수들의 활약이 절실했다. 
한국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김신욱이 원톱 공격수로 출격한 가운데 2선 왼쪽부터 염기훈(수원), 이명주(FC서울), 이재성이 지원 사격했다. 중원은 정우영(충칭 리판)과 주세종(서울)이 구축했다. 포백라인은 왼쪽부터 김진수(전북), 권경원(톈진 취안젠), 장현수(FC도쿄), 최철순(전북)이 형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 꼈다.
 
한국은 출발부터 삐걱댔다. 전반 9분 만에 중국 웨이스하오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이 때까지만 하더라도 중국에 주도권을 완벽히 내주며 '창사 참사'를 떠올리게 했다. A매치 데뷔전을 치르는 신예 선수들을 대거 내보낸 중국의 기세가 초반부터 심상치 않았는데 선제 실점으로 날개를 달아주며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김신욱이 위기의 한국을 구했다. 원톱의 자격을 증명했다. 조력자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해냈다. 선제 실점 3분 만에 이재성의 도움을 동점골로 연결한 김신욱은 전반 19분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이재성을 향해 정확한 헤딩 패스를 건네 역전골까지 도왔다.
김신욱은 198cm의 장신 공격수다. 현재 한국에선 이렇게 큰 공격수를 찾아보기 힘들다. 큰 키에 발재간도 보유한 김신욱이지만 개인의 활약과는 별개로 그가 대표팀 경기를 뛸 때마다 '단조로운 축구'라는 우려가 나왔다.
김신욱은 비록 1.5군의 중국과 맞섰지만 눈부신 기량으로 원톱으로서 합격점을 받았다. 특히 전방에서 버티며 머리로 내주는 장면은 시종일관 위협적이었다. 동료와 연계 플레이도 훌륭했다.
김신욱이 한국의 최전방 경쟁에 재차 뛰어들었다./dolyng@osen.co.kr
[사진] 도쿄(일본)=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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